[칼럼] 융합적 자주국방, 주권의 품격을 묻다

로컬세계

local@localsegye.co.kr | 2026-06-18 09:36:18

대한민국은 스스로 철갑을 두르는가? 박범철 작가

한미 핵잠 및 원자력  협의가 진행중이다. 현시대의 대한민국이 마주한 자주국방의 명제는 과거의 낡은 독단을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 외세의 개입을 배제한 채 홀로 성벽을 쌓던 폐쇄적 자립의 시대는 역사적 시효를 다했다. 21세기 국제정치의 거친 심장부에서 우리가 치켜들어야 할 현대적 자주국방의 기치는 명확하다. 이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한 스스로를 지키는 힘이 곧 국가의 진정한 완성이라는 철학과 궤를 같이한다. 스스로를 지킬 가장 날카로운 창을 벼리는 자강불식(自强不息)의 자세로, 세계 최강의 철갑의 방패를 유기적으로 융합하는 실리주의 국방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자존을 증명하는 당당한 여정이다.

우리가 이 거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완수해야 하는 이유는, 한반도를 둘러싼 세 가지 냉혹한 현실이 우리에게 명확한 사명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 평화를 영구화하기 위함이다. 강대국의 팽창주의가 격돌하는 안보 단층선 위에서 단 한 순간의 방심도 치명적인 파멸을 부른다. 따라서 철저한 대비야말로 평화를 지키는 유일한 길이라는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정신으로, 우리의 압도적인 재래식 펀치력과 미국의 강력한 확장억제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융합해야 한다.

둘째, 냉혹한 힘의 논리 위에서 주도적인 목소리를 내기 위함이다. 국제사회는 철저히 힘의 크기로 움직인다. K-방산 등을 통해 전략적 가치를 입증하는 것은 시혜를 구하는 종속의 관계를 넘어, 거친 인도·태평양을 함께 항해하는 대등한 파트너십으로 진화하기 위한 필수적 과정이다. 내가 강해야 좋은 친구를 곁에 둘 수 있고, 그 친구들 사이에서 우리의 운명을 능동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

셋째, 한반도의 운명을 우리 군의 손으로 지휘하는 주권의 완성을 이룩하기 위함이다. 최근 이 대통령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에 대해서도 대한민국이 한반도 방어 주체로서 위상을 더욱 분명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속도감 있는 추진을 주문한 바 있다. 이는 미군을 배척하는 감정적 단절이 아니라, 한미연합군이라는 최고의 팀에서 대한민국이 주장의 완장을 차는 영광스러운 진화다. 우리가 하늘과 땅을 다스릴 독자적인 정보 자산과 지휘 역량을 완벽히 입증할 때, 전작권 전환은 우리 군사 주권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는 동시에 동맹을 결코 깨지지 않는 강철로 제련하는 최고의 접착제가 될 것이다.

현대적 자주국방은 내가 강해야 나의 나라를 지키고, 내가 강해야 위대한 동맹을 이끌 수 있다는 냉철하면서도 뜨거운 다짐이다. 우리가 독자적인 힘을 벼리고 동맹의 가치를 융합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평화는 구걸하는 자의 눈물이 아니라, 힘을 가진 자의 당당한 호흡에서 태어난다. 그 길 끝에 비바람이 몰아쳐도 결코 흔들리지 않는 대한민국의 내일이 있다. 이제 대한민국은 안보의 객체가 아닌 주체로서 그 당당한 호흡을 가다듬고, 스스로의 운명을 굳건히 지켜나가야 할 때이다.

박범철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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