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문화예술회관, ‘만주전선’ 공연…친일 현실 꼬집어

김장수

oknajang@localsegye.co.kr | 2015-10-28 10:13:58

70년 전 과거와 다를 바 없는 현재 풍자

▲연극 ‘만주전선’의 배우들이 연기하고 있다. 
[로컬세계 김장수 기자] 광복 70주년을 맞아 친일 현실을 꼬집는 공연이 열린다.

연극 ‘만주전선’이 오는 11월 13일, 14일 양일간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막을 올린다.


‘만주전선‘은 작가 겸 연출가인 박근형의 2014년 작품으로 탄탄한 드라마와 밀도 높은 구성이 주는 연극적 재미가 쏠쏠하는 평이다. 지난해 한국연극 베스트7에 뽑혔으며 올해 제36회 서울연극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이 작품은 여섯 인물들이 충돌하며 빚어내는 생동감과 긴장감은 폭소와 풍자로 친일의 현실을 꼬집는다. 극의 배경은 1943년 만주국 수도 신경(현재 중국의 장춘). 조선을 떠나온 의사 기무라의 자취방이다. 그와 알고 지내는 조선 출신의 젊은이들은 문학과 역사, 사랑을 토론하며 각자 떠나온 고향에 대한 향수를 나누면서 서로 의지하고 지낸다.

그들 모두에게는 공통적인 꿈이 있다. 부와 명예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만주국의 상류층 엘리트가 돼 평소 흠모하는 진짜 일본인처럼 사는 것이다. 어느 날 모임의 구심점인 아스카가 사모하는 요시에가 불륜 상대인 상사의 아내로부터 구타를 당하고 그들은 요시에의 뱃속에 있는 아이의 미래를 놓고 갑론을박하게 된다.


‘만주전선’은 일제 식민지 치하 시절, 신분상승의 꿈을 안고 만주국으로 달려간 젊은이들을 소재로 다루고 있다. 하지만 극의 무대는 70년도 더 지난 과거인데 우리의 현실은 당시와 크게 다를 바가 없는 점을 꼬집는다. 시간과 공간이 바뀌었을 뿐 동일한 세태의 재연 혹은 재현의 반복이라는 것이다.

말도 안 되는 역사의 쇠퇴를 웃음으로 유인해 묵직한 주제의식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작품은 연출, 극작, 연기, 음악, 소품, 그 밖에 무엇 하나 부족한 것이 없다.


그간 사회성 짙은 작품으로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박근형 연출의 작품은 이야기 안에 다양한 삶의 모습들이 담겨져 있어 볼수록 곱씹어 보는 맛이 있는데 이 작품은 그중 단연 돋보이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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