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신탁부동산 체납 재산세 14억1900만원 전액 징수

문수정 기자

sjblue@naver.com | 2026-10-07 10:46:16

개발법인 체납에 신탁부동산 활용…물적납세의무 지정·압류로 징수
신탁회사와 권리관계 분석해 매각 이끌어내…고액 체납액 전액 확보
징수 과정 DB화해 표준화…신탁부동산 처분 전 지자체 사전통지 제도도 건의
강남구청 청사 전경. 문수정 기자

[로컬세계 = 문수정 기자]부동산 개발법인이 세금을 체납하면서 신탁회사에 맡겨진 부동산을 통해 체납액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가운데, 강남구가 신탁부동산을 대상으로 한 징수 절차를 활용해 14억원이 넘는 체납액을 모두 거둬들였다.

서울 강남구는 재산세를 체납한 부동산개발법인의 신탁부동산을 추적해 체납액 14억1900만원을 전액 징수했다고 7일 밝혔다.

부동산 개발사업에서는 별도의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한 뒤 개발 대상 부동산을 신탁회사에 맡기는 경우가 있다. 이 과정에서 등기부상 소유자가 개발법인에서 신탁회사로 바뀌면서 개발법인이 세금을 체납하더라도 해당 부동산을 직접 압류해 체납세금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신탁회사가 부동산을 매각할 때 지방자치단체에 사전 통지할 의무가 없어, 지자체가 매각 사실을 파악하기 전에 부동산이 처분될 가능성도 있다. 신탁부동산이 지방세 체납징수의 사각지대로 지적되는 이유다.

강남구는 지난 8월 27일 이 같은 신탁부동산의 권리관계를 추적해 징수에 나섰다.

먼저 신탁된 부동산에 대해 신탁회사에 납세의무를 지우는 ‘물적납세의무’를 지정하고 해당 부동산을 압류했다. 이후 부동산의 권리관계를 면밀하게 분석하고 신탁회사를 설득해 부동산 매각을 이끌어냈다.

이를 통해 기존 방식으로는 징수가 쉽지 않았던 체납 재산세 14억1900만원을 전액 징수했다.

물적납세의무는 원소유자가 세금을 납부하지 않은 경우 법에서 정한 요건에 따라 신탁된 재산을 대상으로 신탁회사에 납세의무를 지우는 제도다. 신탁회사가 체납자의 모든 세금을 대신 납부하는 것이 아니라, 신탁받은 재산을 통해 해당 체납세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강남구는 이번 징수 사례를 담당 공무원의 개별 경험에 그치지 않도록 ‘선진 징수 사례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해 유사한 고액 체납 사건에 활용할 계획이다.

신탁부동산과 관련한 체납 현황과 매각 여부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물적납세의무 지정과 압류 등의 절차를 통해 체납세금 확보에 나선다.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현재 신탁회사가 신탁부동산을 매각하더라도 지방자치단체에 사전에 알릴 의무가 없어 지자체가 처분 사실을 제때 파악하기 어려운 만큼, 강남구는 신탁부동산을 처분하기 전에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사전 통지하도록 하는 제도 개선안을 관계기관에 건의했다.

김현기 강남구청장은 “징수가 까다로운 신탁부동산 체납에 적극 대응해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우수 징수사례를 만들었다”며 “이 노하우를 유사 체납에 확대 적용하고 제도적 빈틈도 보완해 공정한 납세질서를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sjbl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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