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부산부암지역주택조합 정상화추진위 발족, “조합장 무능·무책임해”
전상후 기자
sanghu60@naver.com | 2020-06-22 10:52:36
정추위원장 “아파트 착공일 앞당기는데 온 힘 쏟겠다”
정추위 발족 취지문 “조합 이사진이 권한·책임 없는 ‘사무장’에게 업무 일임”
| ▲ 21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부암3동주민센터 소강당에서 ‘부암지역주택조합 정상화추진위원회 결성’을 위한 조합원 긴급회의가 열리고 있다. 최병욱 정추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지역주택조합장과 분양사 간 고소전이 벌어지는가 하면 조합장에 대한 불신이 커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부산부암지역주택조합의 정상화를 추진하기 위해 상당수 조합원들이 ‘부암지역주택조합 정상화추진위원회’(부암지주택 정추위)을 결성한 뒤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부암지주택 정추위는 21일 부산 부산진구 부암3동주민센터 강당에서 조합원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회의를 개최해 최병욱(전 이사) 조합원을 정추위 위원장으로, 재개발사업 초기 지주 출신인 이기상 조합원을 부위원장으로 각각 선출했다.
참석자들은 또 이사 3명을 선출했다.
부암지주택 정추위는 이날 정추위 출범 취지문과 성명을 통해 “2018년 11월 사업승인을 받은 후 1년 8개월 동안 어찌된 영문인 지 한 발짝도 사업 진행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 조합원 간 갈등과 대립의 골만 깊어져 조합집행부가 4번이나 교체되고, 조합원 부담 대출금 이자만 매월 7억원 정도 발생하는 바람에 조합원 1011명 중 300여명이 조합을 탈퇴하는 등 극심한 혼란과 함께 고통이 뒤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정추위는 이어 “그럼에도 현 조합집행부는 사업 현실을 외면한 채 무지와 무능을 무기 삼아 ‘무조건 믿고 따르라’는 식의 독선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사업 성공을 위한 현실적인 대책 수립은커녕 조합 이사들은 업무처리를 조합 ‘사무장’에게 일임했으며, ‘금융 이자의 조합원 자납’, ‘자금 조달에 관한 전권의 이사회 위임’을 강요하면서 ‘조합원이 돈을 안 내면 사업이 망해도 내 책임이 아니라’라는 식으로 조합원에 대한 협박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추위는 “지금까지 조합을 믿고 피 같은 돈을 출연한 가입자 1011명은 더 이상 무력감에 빠져 기다릴 수 없다는 절박감으로, 내 재산은 내가 지킨다는 각오로 정추위를 발족한다”며 “조합원들과 기본적인 소통조차 되지 않는 현 조합장과 책임을 방기하는 이사 등 집행부에게 더 이상 사업을 맡길 수 없음을 천명한다”라고 덧붙였다.
정추위는 우선 오는 27일 열릴 예정인 임시총회를 무산시키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정추위는 또 MOU(양해각서)를 체결한 예정 시공사인 서희건설의 경우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해 필수적인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등 조합원들의 핵심 요구조건이 모두 수용되지 않을 경우 시공업체를 1군 건설사로 교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기상 정추위 부위원장은 “조합 이사들은 일을 몰라서 모든 업무를 권한도 책임도 없는 일개 직원에 불과한 ‘사무장’에게 위임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발생했다”며 “이런 집행부를 믿고 그냥 바라만 보고 있을 수가 없어 불가피하게 정상화추진위원회를 결성하게 됐다”며 “무능하고 무책임한 집행부를 교체함과 동시에 회계상 70억원 가량의 자금이 빈다는 의혹에 대해 상세히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병욱 정추위원장은 “그동안의 잘잘못에 대한 책임은 법을 통해 물을 계획이며, 저는 우리 조합이 아파트를 최대한 빠른 기간 안에 착공하는 데 온 힘을 쏟겠다”라며 “아파트를 빨리 짓기 위해서는 조합원 여러분이 정추위 임원진을 믿고 단결해서 밀어주시는 게 필요한 만큼 적극 협조해달라”고 역설했다.
부산 = 글·사진 전상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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