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삶에서 출발한 리듬, 관악의 무대가 되다 ‘그루브 인 관악’이 만난 시민들의 춤 이야기

김영호 기자

bkkm9999@gmail.com | 2026-07-03 10:53:50

락앤롤크루와 시민참여자, 6주간 워크숍 거쳐 관악아트홀 무대 올라
일과 육아, 직장생활, 일상 속 각자의 리듬이 하나의 퍼포먼스로
한지혜 감독 “참여자들의 열정에서 처음 춤추던 마음 다시 떠올려”
그루브 인 관악 시민참여 공연 프로젝트 단체사진. 관악문화재단 제공

[로컬세계 = 김영호 기자] 춤을 추기 위해 모인 사람들의 이유는 저마다 달랐다. 누군가는 어린 시절부터 마음속에 간직해온 꿈을 다시 꺼냈고, 누군가는 반복되는 일상에서 자신을 회복하는 방법으로 춤을 선택했다. 또 누군가는 사람들과 함께 웃고 움직이는 시간이 좋아 무대에 섰다.

서울 관악문화재단이 오는 11일부터 12일까지 관악아트홀에서 열리는 스트릿댄스 페스티벌 '2026 그루브 인 관악'을 통해 시민들의 이야기가 담긴 특별한 무대를 선보인다.

올해 5주년을 맞은 '그루브 인 관악'에는 전문 댄서들의 배틀과 공연뿐 아니라,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완성하는 ‘시민참여 공연 프로젝트’ 축하공연 무대가 함께 펼쳐진다. 전문 스트릿댄스팀 락앤롤크루와 시민참여자들이 6주간의 워크숍을 거쳐 하나의 퍼포먼스를 만들어가는 프로젝트다.

참여자들은 초등학생부터 직장인, 학부모,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과 배경을 가진 시민들로 구성됐다. 세대와 직업은 다르지만, 춤을 좋아하는 마음 하나로 모여 6주간의 워크숍을 함께하며 하나의 무대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초등학생부터 중장년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학생, 직장인, 학부모 등 각기 다른 삶을 살아가는 참여자들은 춤이라는 공통의 관심사를 통해 세대와 경험을 넘어 하나의 팀으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프로젝트를 이끄는 락앤롤크루 한지혜 감독은 이번 무대를 “시민들과 함께 춤을 통해 하나의 장면을 만들어가는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한 감독은 “6주라는 시간이 길지는 않지만, 참여자들이 기본 동작을 익히고 안무를 따라가며 점점 자신만의 에너지를 보여주고 있다”며 “처음에는 낯설어하던 분들도 연습을 거듭할수록 표정과 움직임이 달라지는 것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루브 인 관악 시민참여 공연 프로젝트 연습.

한 감독이 가장 인상 깊게 본 것은 참여자들의 태도다. 수업이 끝난 뒤에도 동작을 다시 묻고,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확인하며 연습을 이어가는 모습에서 단순한 체험 이상의 진심을 느꼈다. 그는 “참여자들의 열정을 보며 오히려 제가 처음 춤을 추던 시절의 마음을 다시 떠올리게 됐다”며 “무대에서는 잘해야 한다는 부담보다 함께 즐기는 에너지가 관객에게 전해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참여자 임보름씨에게 춤은 오랫동안 놓지 않은 꿈이자 일상 속 자신을 지키는 힘이다. 어릴 때부터 좋아하는 가수의 무대를 따라 하며 춤을 동경했던 그는,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에야 본격적으로 춤을 배우기 시작했다. 세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으로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일상 속에서도 춤은 그에게 작은 성취감과 위로를 주는 시간이었다. 임 씨는 “나이가 들어도 유쾌하고 역동적으로 무대에 서는 ‘락킹하는 할머니’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남규씨에게 락킹은 삶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두 번째 시작이었다. 취업 후 새로운 도전을 찾던 중 SNS에서 우연히 락킹을 접했고, 그 밝고 유쾌한 에너지에 이끌려 다시 춤을 배우기 시작했다. 평소 실수를 두려워하고 스스로에게 엄격한 편이라는 그는, 춤을 출 때만큼은 조금 더 솔직하고 자유로운 자신을 만난다고 했다. 이 씨는 “제가 처음 락킹을 보며 느꼈던 행복과 즐거움이 관객에게도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의진씨는 춤을 출 때 가장 좋아하는 자신의 모습이 나온다고 했다. 춤 영상을 보는 것이 좋아 시작한 춤은 어느새 6년째 이어지고 있다. 그는 우울하거나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도 수업과 연습을 마치고 나면 다시 밝고 긍정적인 자신으로 돌아와 있는 것을 느낀다고 했다. 특히 프리스타일을 할 때는 계획이나 계산 없이 음악이 들리는 대로 움직이며 가장 솔직한 자신을 마주한다. 이 씨는 “춤을 순수하게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였을 때 어떤 에너지가 만들어지는지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루브 인 관악 시민참여 공연 프로젝트 연습.

전문 댄서와 시민참여자가 함께 만드는 이번 무대는 스트릿댄스가 특정 세대나 전문가만의 문화가 아니라, 누구나 자신의 방식으로 즐기고 표현할 수 있는 열린 문화임을 보여준다. 관객은 무대 위 완성된 안무뿐 아니라, 그 안에 담긴 각자의 시간과 마음을 함께 만나게 될 예정이다.

한지혜 감독은 “무대에 오른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떨리고 긴장되는 일”이라며 “그 감정은 처음이라서가 아니라, 춤을 오래 춰도 늘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참여자들이 서로를 믿고 즐겁게 무대를 완성하길 바란다”며 “관객들도 그 마음을 함께 응원해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그루브 인 관악’은 배틀과 공연, 체험 프로그램이 어우러지는 스트릿댄스 축제로 열리며, 그 안에서 가장 오래 남는 장면은 어쩌면 시민들이 직접 만들어가는 이 무대일지도 모른다. 좋아하는 마음 하나로 모인 사람들이 각자의 일상을 지나 관악아트홀 무대에 오르는 순간, 그들의 춤은 개인의 취미를 넘어 함께 나누는 문화의 장면이 된다. 

‘2026 그루브 인 관악’은 7월 11일부터 12일까지 관악아트홀에서 개최되며, 관람 예매는 7월 6일(월)까지 관악문화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관람은 전석 지정석으로 무료 운영되며, 자세한 사항은 관악문화재단 홈페이지 및 공식 SNS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영호 기자 bkkm999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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