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 입체 정위 뇌파(SEEG) 수술로 난치성 뇌전증 환자의 일상 회복 길 열어
마나미 기자
| 2025-12-29 19:27:57
-의료진의 뛰어난 술기·로봇 시스템의 시너지로 환자 회복 속도 높여
[로컬세계 = 마나미 기자] 이대목동병원(병원장 김한수) 뇌전증 정밀치료팀(신경과 이향운 교수, 신경과 황성은 교수, 신경외과 김영구 교수)은 지난 11월 24일과 12월 1일 두 차례 신경계 치료 로봇 ‘카이메로(KYMERO)’를 활용해 난치성 뇌전증 환자를 대상으로 입체 정위 뇌파(SEEG)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수술 로봇을 활용한 입체 정위 뇌파 수술은 전국 병원 7번째로 시행됐다.
기존의 방법은 두개골(머리뼈)을 넓게 열어 뇌 표면에 전극(그리드)을 부착해 뇌파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양측 뇌에 대한 정밀검사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침습성이 커 환자에게 부담이 컸다.
반면 카이메로 로봇을 이용한 입체 정위 뇌파 수술은 2~3mm 크기의 작은 구멍에 양측 뇌 깊숙한 부위까지 전극 삽입이 가능해 뇌전증이 실제로 발생하는 유발 병소를 보다 정밀하고 효과적으로 찾을 수 있게 됐다. 또한 수술 시간이 짧고 뇌출혈 등의 부작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35년 넘게 난치성 뇌전증을 앓고 있던 환자 곽 모(남, 52)씨는 반복적인 발작 증세를 보여 일상생활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였다. 오랜 기간 약물치료를 받아왔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자 수술을 받기로 결심했다. 입체 정위 뇌파 수술 이후 통증이나 어지럼증이 거의 없어 뇌전증을 유발하는 병소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었고, 여기에 병소 절제술까지 성공적으로 마쳐 현재는 뇌전증 없이 지난 20일 건강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이번 수술은 정교한 미세 수술이 가능한 신경계 이대목동병원 뇌전증 정밀치료팀 의료진의 뛰어난 술기와 카이메로 시스템을 통한 정확하고 안전한 치료가 시너지를 내며 환자의 빠른 일상 복귀를 이끄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입체 정위 뇌파 수술은 전문성과 숙련이 필요한 고난이도 수술인 만큼 환자 개개인의 뇌 해부학적 구조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특히 어디서 발작이 시작되는지 발작의 위치를 정확히 규명해야 하기 때문에 뇌 전극 삽입 위치를 정확히 찾아내는 게 수술의 성패를 좌우한다.
의료진은 사전 정밀검사를 통해 뇌전증 유발이 의심되는 지점을 면밀히 분석한 뒤 두 개강 내에 10cm 이상 길이의 전극 약 15개를 한 치의 오차 없이 삽입했다. 이후 환자의 상태를 관찰하며 측정된 뇌파를 분석해 뇌전증 유발 부위를 정확히 찾았고, 정상 뇌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한 상태로 병소를 제거할 수 있었다.
신경과 이향운 교수는 “이번에 성공적으로 시행된 입체 정위 뇌파 수술은 난치성 뇌전증 환자에게 일상으로 회복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며 “앞으로도 약물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반복되는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수술적 치료를 적극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입체 정위 뇌파 수술을 집도한 신경외과 김영구 교수는 “뇌전증 환자 중 상당수가 오랜 투병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어 수술을 원하면서도 비용 부담으로 치료를 망설이는 경우가 많아 제도적 지원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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