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봉사체험교실, 겨울 앞두고 ‘사랑의 연탄나눔’

오영균

gyun507@localsegye.co.kr | 2015-11-09 12:37:14

박성효 전 대전시장 등 100여명 참여…가을비에도 봉사 열기 ‘후끈’
2011년부터 매주 자비들여 어려운 이웃 도와

▲지난 8일 가을비가 내리는 가운데 대전봉사체험교실 회원들이 중구 용두동 한 골목길에서 줄을 서서 연탄을 나르고 있다. 오영균 기자.

[로컬세계 오영균 기자] 겨울을 앞두고 내린 가을비도 대전봉사체험교실 회원들의 봉사열기를 식히지 못했다.


전국적으로 ‘단비’가 내린 지난 8일은 겨울의 초입으로 들어온 입동이었다. 짧아진 해가 구름에 가려 더욱 사위가 어두운 오전 6시경, 대전시 중구 용두동 서대전초등학교 주변에 삼삼오오씩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매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쉬지 않고 ‘사랑의 연탄나눔’을 진행하는 대전봉사체험교실 회원들. 얼굴을 확인할 수 있는 거리가 되자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반가움을 표현한다. 사랑으로 ‘나를 채우는’ 시간을 함께한 덕분일까 얼굴에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이날 행사에는 이에리사 국회의원, 김근섭 용두동장 등도 동참했다. 

 
서로의 안부를 묻는 시간이 지나자 새벽바람을 피하기 위해 입은 외투 위에 우의를 덧입는다. 그리고 ‘금송천연헤나’ 사이의 골목길로 하나 둘 자리를 잡기 시작한다. 차량이 드나들 수 없는 70m거리의 좁은 골목에 100여명의 남녀노소가 릴레이로 연탄을 나른다. 리듬을 타며 양손을 분주하게 움직인다. 주고받는 과정에서 반동을 이용해 힘을 아낀다. 줄서는 것부터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다.

이날 봉사에 참여한 충남고등학교 안주형 학생은 “‘사랑의 연탄나눔’에 직접 참가해 고령 어르신들이 고마워하는 모습을 가까이 뵙는데 가슴이 뭉클했다”며 “앞으로 학교와 사회생활에서 솔선수범하는 학생이 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 8일 대전시 중구 용두동에서 연탄봉사를 마친 이에리사 의원, 박성효 전 대전시장 등 봉사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영균 기자.  

대전봉사체험교실은 2011년 발족해 5년째 관내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매주 주말 새벽잠을 깨우며 사랑을 실천한다. 한주도 빠짐없이 달려오다 보니 지난 8월 23일 300회를 넘었다. 현재 313회, 연말이면 320회를 달성한다.

 
봉사에 참여하는 회원들은 매번 1만원, 학생들은 1000원을 기부한다. 이 돈으로 매주 300~400장 연탄을 구입해 독거노인 등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고 있다.


이날 김찬기 충청외과원장, 건양대학교 간호학과 이현주 교수, 둔산간호학원 정상범 원장 등 의료진도 참여해 연탄봉사를 마친 뒤 남부노인정에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영양제주사를 놓는 등 의료봉사도 함께 진행했다.

대전봉사체험교실 권흥주 회장은 “주말 이른 새벽, 비 오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회원들께서 사랑의 연탄 나누기 등 뜻 깊은 봉사였다”며 “특히 남부노인정 어르신에게 영양제주사 링거 등 의료봉사를 해 준 김찬기 원장, 정상범 원장 등 모두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봉사 중인 회원들 속에서 낯익은 얼굴도 보였다. 박성효 전 대전시장이 건장한 청년과 함께 연탄을 건네받고 있었다. 박 전 시장은 자폐 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들 용현(33세)군과 함께 연탄을 릴레이 중이었다.


연탄봉사에 있어서는 아들인 용현 씨가 한참 ‘선배’다. 용현 씨는 대전체봉사체험교실의 첫 나눔부터 함께했다. 햇수로만 5년째, 총 313회를 쉬지 않고 봉사한 셈이다. 박 전 시장은 가끔 아들과 함께했지만 본격적으로 ‘출근도장’을 찍은 건 이제 2년째.

▲지난 8일 박성효 전 대전시장(오른쪽)이 연탄봉사에 있어 한참 ‘선배’인 아들 용현 씨와 모든 봉사를 마친 뒤 우산을 쓴 채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오영균 기자.  

부자는 봉사활동을 하면서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특히 연탄봉사를 한 뒤 목욕탕에 가는 게 관례행사가 됐다. 연탄배달로 ‘검정투성’이 된 아들의 몸을 아버지가 직접 씻기다보니 하나의 일상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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