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세계 = 이남규 기자]
어머니의 방아
수월
아직 어두운 새벽
나무 절구통에
겉보리를 넣고
절구질을 하시던 어머니
절구 공이를
움켜잡은 두 손
내렸다 올리기 버겁고
허리는 휘청휘청
가난을 찧는 소리
쿵 쿵
새벽 적막을 깨울 때 마다
어머니의 하루가
먼저 조금씩 닳아 갔다.
어르신 상에는
쌀이 조금 섞인 보리밥
우리 형제들 앞에는
고구마 보리밥.
고구마 하나 들어내면
빈자리 휑하니 보이던
밥그릇
여덟, 아홉 살의 나는
그 빈 그릇만 보았지
어머니의 등을 보지 못했다.
삶의 마루에
가까이 오른 지금
새벽이면 들려오는
어머니의 방아 소리
치마끈 꼭 묶고
힘겹게 절구질을 하시던
젊은 날 어머니의 모습
이 자식 손잡고
마지막 길 떠나시던
어머니의 미소 띈 모습
휘영청 밝은 달 속
방아 찧는 토끼
오늘은
토끼보다 어머니가
먼저 보인다.
수월 이남규
문학그룹 샘문 부이사장. 한용운
문학, 한국문학, 샘문시선,공무원
문학, 전남문협 .완도문학회원.
샘문뉴스 신춘문예 시,수필 당선
신인문학상. 모산문학상최우수상.
한용운문학상.샘문학상우수상
저서: 바람의 연서
공저: 태초의 새벽처럼 아름다운
사랑. 불의 시 님의 침묵. 물돌이
문법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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