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환경 좋은 미국 등 재외공관 자리 날때까지 대기
[로컬세계 라안일 기자] 고위직 외교관들이 보직 없이 대기발령 상태로 억대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무보직 대기자의 상당수가 미국·유럽 같은 근무환경이 좋은 재외공관의 자리가 날 때까지 기다리며 급여만 챙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원혜영 의원(새정치민주연합·부천 오정구)이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외교부 무보직대기발령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1년부터 지난 8월까지 무보직 상태로 급여만 받은 고위 외교관은 35명으로 이들이 수령해간 급여가 총 2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15개월의 대기발령기간 1억 3600만원을, B씨는 14개월 동안 1억 2777만원, C씨는 13개월 동안 1억 2458만원, D씨는 1년도 안 된 11개월 동안 1억 220만원을 수령한 것으로 집계됐다. 월급으로 따지면 평균 1000만원 가량이다.
고위 외교관들이 무보직 대기상태에서 억대 연봉을 받는 반면에, 외교부에서 15년을 넘게 근무한 계약직 직원의 경우 월 200만원 가량의 급여를 받고 있어 처우가 매우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혜영 의원은 “무보직 대기자의 상당수가 미국·유럽 같은 근무환경이 좋은 재외공관에 자리가 날 때까지 기다리기 때문”이라며 “개발도상국과 같이 근무환경이 열악한 지역이라도 적극적으로 나가서 국익을 위해 헌신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계약직 근무자의 열악한 처우는 외면한 채 고위공무원들이 보직도 없이 1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는 것은 국민들로서는 납득하기 어렵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라도 공직사회부터 솔선수범의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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