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3년 경남 진주에서 시작된 백정해방운동인 형평운동 조명
형평운동의 역사적 의의와 그 정신을 계승하고 있는 현재의 활동을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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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큐멘타경남II_형평의저울 포스터.경남도제공 |
[로컬세계 창원=정판주 기자] 경남도립미술관(관장 김종원)은 오는 15일부터 10월 2일까지 미술관 2층 전시실에서 ‘도큐멘타 경남II–형평의 저울’을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도큐멘타 경남II–형평의 저울’은 100년 전 경남 진주에서 시작된 형평운동을 조명한 그 정신을 예술로 공유하는 아카이브형 전시이면서 동시대미술기획전이다.
1923년 4월 25일 진주 대안동 진주청년회관에서 80여 명의 백정들과 지역 활동가들이 모여 ‘형평사(衡平社)’를 창립했다. 형평사는 저울(衡)처럼 평등한(平) 사회를 만들자는 단체(社)를 뜻한다. 1894년 갑오개혁을 통해 제도적으로는 모든 사람이 평등한 세상이 열렸지만 실질적으로는 여전히 불평등한 세상이었다.
그 중에서도 백정은 가장 천하디 천한 신분이라 노동자와 농민들에게도 차별과 혐오를 받는 대상이었다. 그래서 형평사는 주지(主旨)를 통해 백정에 대한 차별과 억압을 없애고 공평(公平)과 애정을 사회와 사람의 바탕이라 선언한다.
전시는 ‘형평운동의 역사’와 그 정신을 이어 활동하고 있는 ‘형평운동기념사업회’, 그리고 백정의 아픈 삶을 ‘예술’로 담아낸 문학, 삽화, 영화 등을 소개하는 아카이브형 전시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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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평사에서발행한잡지《정진》(1929)표지. 경남도 재공 |
두 번째 섹션은 현재 진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형평운동기념사업회’의 활동 내역을 정리한 아카이브 방이다.
백정을 주제로 한 문학 및 삽화, 그리고 영화 관련 자료를 소개한다. 백정을 다루는 가장 오래된 소설로는 1925년‘개벽’에 실린 홍사용의 ‘봉화가 켜질 때’ 와 1927년에 ‘조선지광’ 에 발표된 조명희의 ‘낙동강’이 꼽힌다. 원본은 아니지만 두 소설의 첫 발행 잡지의 영인본을 만날 수 있다. 영화로도 제작되어 화제가 되었던 이성구 감독의 영화 ‘일월’(1967)은 1962년부터 ‘현대문학’에 연재된 황순원의 장편소설 ‘일월’을 원본으로 하고 있다.
형평운동을 들여다보면 2022년 지금 여기 우리 삶을 생각하게 되는데, 자연스레 소수자와 약자에 대한 차별이 연결된다. 특히 요즘은 장애인 이동권이 쟁점화 되면서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던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혐오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지난 100년간 우리 사회가 품고 있는 차별과 혐오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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