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군 “억울한 부분 규명하겠다”
▲박철환 해남군수가 양모씨가 제기한 민원 서류를 살펴보고 있다. ©로컬세계 |
[로컬세계 강지훈 기자] “세상은 양심과 도리로 살아가야 한다. 권력과 백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지난 6일 전남 해남군 안전건설과 공무원들의 모멸적인 응대로 자살한 남편의 영정 사진을 들고 나타난 양모 여인이 울부짖으면서 공무원들에게 하소연을 한 말이다.
사건은 지난해 7월경 귀농인 이모씨가 양씨부부의 이웃집으로 오면서부터 시작됐다. 이씨가 집을 짓는 과정서 두 집 사이 경계에 있던 대나무를 베어버리자 양씨부부는 이로 인해 발생한 토사 등의 문제로 군에 민원을 제기했다. <관련기사: 해남군, 어정쩡한 민원 처리에 민원인 발끈>
양씨부부는 이씨가 베어낸 대나무가 있던 자리는 국가소유 도로로 허가를 얻기 전에는 임의로 훼손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군이 나서서 이를 바로 잡을 것을 요청했다.
특히 이씨의 불법 대나무 벌목으로 지난 장마철 이씨의 집보다 낮은 곳에 위치한 자신들의 집으로 토사가 흘러들어와 피해를 입었다며 적절한 조치가 이뤄져야한다고 민원을 제기했다.
양씨부부는 이 과정에서 관계공무원의 불친절과 과거 양씨가 다방을 한 것을 공무원이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등 모멸감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결국 지난 4일 양씨의 남편 김씨는 유서를 남긴 채 농약을 마시고 자살을 기도했다. 가족들이 이를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결국 1시간 후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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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농인 이씨가 대나무를 불법 벌목해 황무지가 된 국유지. ©로컬세계 |
남편 김씨가 남긴 유서에는 “해남군청 건축과 A계장, B씨, 안전건설과 C씨와 건축주 이씨가 어떤 유착 관계인지 꼭 밝혀야 하며 위 직원들은 건축주 이씨의 말이라고 하면 꼼짝 못하고 왜 쩔쩔매는지 꼭 밝혀 처벌해야 한다”고 적혀있어 파장이 일고 있다.
남편의 영정 사진을 들고 군을 찾은 양씨는 “군에 친척하나 없는 것이 제 한입니다. 군·면의 공무원들의 갑질이 이리 심한 줄을 몰랐다”며 “다방했던 여자는 민원제기를 하면 안 되는 것이냐. 다방 3개월 했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양씨는 박철환 군수를 만난 자리에서 “내가 해남군에서 민원 해결이 되지 않아 전남도청으로 찾아가 민원실을 물어보자 한 공무원이 ‘민원실 찾기가 힘들 텐데요’하면서 직접 민원실까지 안내를 했다”며 “해남군 공무원들이 도 공무원들의 친절을 배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박철환 군수는 “적정성 여부를 따져 억울한 부분이 있다면 밝혀주겠다”며 “직원들의 소양을 가르치지 못한 것을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군 홍보실 관계자는 공무원이 민원인의 과거 직업을 말하게 된 배경에 “지역신문 기자와 인터뷰 과정에서 기자가 ‘민원인의 발이 넓으신가 봐요’라고 질문을 하자 공무원이 ‘과거 다방을 해서 그런가 봅니다’고 답변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한편, 사망한 민원인과 다툼이 있었던 건축 관련 관계자와의 폭행사건을 현재 해남경찰에서 조사하고 있어 어떤 방향으로 결론이 날지 군민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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