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창숙 사장이 조잔케이호텔에서 업무 중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로컬세계 이승민 특파원] 일본 북해도의 겨울은 유난히 하얗다. 쌓인 눈으로 빛나는 은백색 세상을 바라보며 따끈한 온천물에 몸을 담그면 잡념이 사라지고 쌓인 피로가 녹아 온 세상이 내 것이다.
이곳 조잔케이호텔에서 온천욕을 하고 방에 들어서면 포근한 다다미방에 호두과자가 놓여져 있고 녹차가 준비되어 있다. 150년 전통의 이 호텔은 한국인 김창숙씨가 경영하고 있다. 조잔케이호텔에서 그를 만나 보았다.
다음은 김창숙씨와 일문일답
자기 소개?
충청남도 공주 출생. 육남매 중 막내 딸로 당시 교수이셨던 아버지 밑에서 엄하게 자랐다. 목원대 가정의상학과 졸업, 1988 년에 일본 동경 어학연수. 1992년 미국 뉴욕 FIT fashion School 기술대학 수료. 2001년 영국 Sassoon Academy 메이컵 디플로마과정 3년 과정 수료, (주)하나통상(apparel) 대표이사, 현재는 일본 삿포로에 있는 조잔케이호텔에서 7년째 호텔을 경영하고 있다.
▲조잔케이호텔 전경
조잔케이호텔을 소개하면?
건평 1만여평에 200여개의 객실 모두가 넓고 아늑하여 별장처럼 아무에게도 방해 받지 않는 자기만의 휴식을 즐길 수 있다. 고풍스러운 느낌의 호텔이 주변의 자연환경과 어우러져 서정적인 분위기를 자아내 힐링여행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특히 호텔 내에는 청사초롱이 밝혀진 한국문화관이 있고 제철요리로 만든 한국특선요리가 있다. 호텔에 들어서면 고향집처럼 아늑하고 호텔곳곳에는 한복을 곱게 입은 한국인형이 있어 정감을 더한다.
조잔케이 온천수에 대해?
조잔케이온천은 삿포로시를 가로 흐르는 도요히라강의 상류계곡 울창한 숲속에 자리를 잡고 있다. 삿포로의 안방이라 불리는 이곳은 1866년 승려 조잔이 온천을 발견해 오두막집을 짓고 숙소로 시작한 것이 유래이다. 이곳의 온천수는 붕산, 유황, 식염 등 온천질이 다양하고 시간당 20만 리터 이상 온천수가 풍부하게 솟아 올라 100% 천연욕을 즐길 수가 있다. 신경통, 류마티스, 위장병, 부인병 등 각종 질병에 효험이 있다 하여 인기도가 높아 일본 50대 온천에 든다. 무색투명하고 부드러운 것이 특징인 나트륨연화물온천으로 일본에서도 인기 있는 수질 중 하나이다. 수려한 자연경관과 양질의 온천수의 매력에 일본인은 물론 외국인들도 즐겨 찾아 연간 300만명의 관광객이 이 온천마을을 찾는다.
▲조잔케이호텔 뷔폐식당에서 호텔직원이 한국전통요리를 내놓고 있다.
한국요리가 일품이라던데?
북해도에 있는 호텔 중 유일하게 한국요리 뷔폐가 있다. 일본인이 좋아하는 20여가지의 한식부페가 나오는 곳은 조잔케이호텔뿐이다. 맛있는 김치와 깍두기가 있고 새콤매콤한 초장에 신선한 생선회는 더욱 일품이다. 한국의 전통방식 그대로 만들어진 한국요리와 신선한 야채가 있다. 특히 북해도산 호박으로 만든 호박죽과 한국 전통의 수정과가 있어 호텔을 찾는 손님들에게 한국식탁의 품위를 한층 높여주고 있다.
가수활동도 한다는데?
회사를 운영하는 경영자가 노래를 부른다는 것은 좀 의외라고 생각되겠지만 나는 노래를 부를 때가 가장 행복하다. 노래를 부르면 잡념이 사라지고 피로가 풀린다. 타고난 성격은 어쩔 수가 없는 것 같다. 안나김이라는 예명으로 한국과 일본의 무대에서 틈틈히 노래를 불러왔다. 지난달 한예총.가요창작협회가 주관하는 시상식에서 한국가요발전공로대상을 받기도 했다. 신곡 ‘왜 나를 모르시나요’를 곧 발표할 예정이다.
신곡 가사를 소개한다면?
수많은 세월 속에 못다한 사랑도 아쉬움도 지워버리고
휘날리는 꽃잎처럼 나 이제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라.
내 모든 걸 다 바쳐서 사랑한 사람 그대는 누구신가요.
나만의 사랑이였나요. 왜 나를 모르시나요.
긴세월 여기까지 왔건만 끝없는 방황의 길을 어찌가야 합니까
왜 나를 모르시나요.
철없이 매달리며 행복했던 사랑, 세월 속에 묻어버리고
휘날리는 꽃잎처럼 나 이제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라
타오르는 불꽃처럼 사랑한 사람, 내 생애에 오직 한 사람
떠날 수 없는 그대여 왜 나를 모르시나요
긴 세월 여기까지 왔건만 당신의 아픔마져 사랑하고 있는데
왜 나를 모르시나요
▲ An&F회사 공장에서 호도과자를 굽고 있다
일본에서 호도과자 사업도 한다?
한국의 과자나 음료, 영양죽 등 한국의 음식을 더욱 내실있게 개발하여 일본에서 판매할 목적으로 올 3월에 An&F회사를 설립했다. 현재는 호도과자만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호도과자는 일본의 어떤 과자보다도 고급스럽고 독특한 맛에 입맛을 자극하는 미력이 있다. 과자의 천국이라는 일본이지만 충분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국 고유의 건강음료인 수정과와 일본인의 입맛과 영양을 충족하는 영양죽을 만들어 판매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올 여름 한국축제에서 한국전통예술원 ‘판’ 마당패가 사물판굿을 공연하고 있다.
매년 여름 호텔에서 한국축제를 개최한다?
매년 여름 조잔케이호텔의 축제행사로 오래동안 일본예술제를 해왔다. 하지만 올 여름부터는 한국축제로 전환을 결단했다. 아무리 일본이라지만 호텔주가 한국인인데 일본식에 메어 있을 수는 없었다. 초청비용도 많이 들고 반대하는 직원들도 많았지만 한국의 예술을 소개하고 싶었다.
올 여름 축제 3일동안 한국의 여성무용단과 남성예술단을 초청해 오전과 오후 매일 2회씩 공연을 열었다. 관광객을 비롯한 많은 지역주민들이 찾아와 한국전통예술공연을 관람했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삿포로에서는 처음으로 개최한 한국전통문화예술축제가 되었다.
▲조잔케이호텔에 있는 오스트리아문화재 그랜드파더.
이 호텔엔 귀한 예술품이 있다는데?
조잔케이호텔에는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귀한 시계가 있다. 시계 이름은 그랜드파더이다. 이 시계는 1875년경 시간의 황제 요셉 프란츠(오스트리아)가 재위 중 그 분야의 제 1인자인 독일황실 소속의 기술자 알바트 밀드씨에 의해 특별하게 제작됐다.
이 작품은 황제의 특별요청에 따라 1880년 창작에 착수, 8년간에 걸쳐 비로소 완성한 것으로 모습과 형태 어디를 보아도 명작이다. 현존하는 수많은 궁전의 시계장식작품 중 최고의 예술작품임을 자타가 공인하고 있다. 또한 시계의 케이스에는 제작연대, 제작자의 성명까지 명기되어 있다. 높이 3m 15cm, 폭 75cm 재질은 금과 청동 등으로 돼 있고 현시가 1억 5천만엔 (한화 약 15억원)에 이르며 오스트리아 문화재이다.
[저작권자ⓒ 로컬(LOCAL)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