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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순규 보훈과장. |
새해가 되면 누구나 많은 희망이 이뤄지기를 소망하듯 서로가 다짐하고 결의를 서약하기도 한다. 그러나 사나흘이 지나면 언제 그랬는가 싶을 정도로 관례와 관행 속으로 묻히고 마는 것이 다반사이다.
청렴의 생활과 습관 또한 별반 다르지는 않다. 청렴은 저절로 위에서 물 흐르듯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견물생심(見物生心)이라는 말처럼 사람에게는 일반적으로 좋은 것, 아름다운 것을 보면 소유하고 싶은 본성이 있다. 그러나 그 본성을 행함으로써 나 아닌 상대에게 피해가 되고 상처가 된다면 그러한 본성은 행하지 않음이 옳은 것이다.
성품과 행실이 맑고 깨끗해 재물 등에 욕심을 갖지 않는 것을 청렴이라 정의하고 있지만 이 모두가 장애와 유혹을 극복하는 강한 실천력이 선행돼야 가능한 일이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성품과 성격을 갖고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청렴을 이루기 위해서는 생활 속에서 청렴의 가치를 최우선 순위에 두려는 부단한 자기 각성과 노력이 요구된다. 청렴은 과해 넘치지 않으며 부족하지만 스스로 감사하며 만족할 줄 아는 생활과 태도로써 진실로 드러나지 않는 마음으로부터의 행동이요 실천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따라서 거창하게 현수막을 달고 선서문을 읽는다고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시작인 셈이다.
세상의 모든 일이 혼자만 떨어져 이뤄지는 것은 없다. 경제나 문화처럼 청렴 또한 사회 구성원 모두가 공유하고 인식하는 살아있는 유기체와도 같이 함께 공생하는 관계 속에서 형성되고 유지되는 것과 같다. 청렴은 마음으로부터 검소하며 아끼고 베푸는 나눔과도 상통한다. 경제발전에 따른 부의 축척이 많은 것을 지배하는 현실에서 청렴은 먼 나라 얘기로 들리겠지만 도덕과 윤리처럼 청렴함이 결여된 경제발전과 부의 축척은 사치와 향락 빈부의 격차에 따른 사회적 갈등만을 불러일으킨다.
우리에게도 주고받는 미덕의 촌지라는 전통이 있었다. 그러나 그 전통이 변질돼 아름다운 미덕이 짓밟혀 왜곡되고 국가를 방어하고 강화하기 위해 쓰여야 할 국민의 혈세가 천문학적 방산비리의 리베이트로 둔갑되는 사례가 일어났다. 자연재해로 긴급재난에 투자되는 정부의 공적자금과 구호물자가 목적을 떠나 절실하게 필요한 곳에 쓰이지 않고 몇몇의 사익을 채우는 일, 교육의 현장에서 있을 수 없는 성적 조작들, 이를 대가로 오고가는 금품수수 등은 결코 아름다운 전통이 아닌 부정과 부패로 얽힌 뇌물이다. 액수의 적고 많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를 갉아 먹는 사회적 암적 존재인 것이다.
청렴한 것은 부족하고 적지만 유리알처럼 맑고 투명한 것이다. 사회적 공헌 또는 이웃과의 자연스런 나눔, 정치자금의 기부행위도 모두가 마찬가지이다. 다산은 청렴에 대해 ‘모든 선의 근원이요 덕의 바탕’ 이라는 말씀을 남겼다. 이처럼 청렴은 아름답고 깨끗하며 빛나는 것이다. 2017년은 청렴이 365일 살아 숨 쉬는 생활 속에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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