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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 |
‘수요는 공급을 창출한다.’
이 논리는 경제학에서 가장 기본적인 이론 중 하나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가격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아래의 그래프가 수요와 공급 곡선이 가격을 형성하는 원리를 설명해주고 있다. 필자가 경제학자도 아니고, 대부분의 독자들께서 이 이론에 대해 알고 있겠지만, 본고의 집필을 위해서 잠시 설명을 부연하고자 한다.
가격은 수요와 공급 수량의 증감으로 수요 곡선과 공급 곡선이 만나는 점에서 결정되는 것이다. 그러나 수요는 그대로인데 공급이 증대되어 공급 곡선이 오른쪽으로 이동하면 가격은 내려간다. 반면에 공급은 그대로인데 수요가 늘어나서 수요곡선이 오른쪽으로 이동하면 가격형성점은 더 높은 곳에 형성되므로 가격은 오르게 된다.
문재인 정부는 거듭되는 부동산 정책, 특히 서민들의 가슴을 피멍으로 물들게 만든 전세난과 아파트로 대표되는 집값의 폭등에 대한 대책 중 하나로 국토부 장관을 교체했다. 청와대는 문책 인사가 아니라고 항변하지만, 그 인사를 문책이 아니라고 보는 사람은 아마도 몇 안 될 것이다. 아울러 그냥 위로하기 위한 발언이 아니라 정말로 문책 인사가 아니었다면 그건 진짜 심각한 문제다.
현 정부는 아직도 부동산, 특히 서민들을 통곡하게 만드는 집값과 전세 정책에서 실패했다는 것을 모르는 처사이기 때문이다. 매매에서 밀려나 전세로 갔다가, 전세도 밀려나 월세로 튀는 불똥을 그대로 뒤집어쓰고 있는 가난한 백성들의 피 멍든 가슴에 또 하나의 대못을 박는 것이다.
신임 장관은 과연 어떤 정책을 펼지 모르지만, 경제학에서는 아주 간단한 논리가 부동산 대책이다. 공급을 늘리면 집값은 안정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필요한 곳에 늘리는 공급이 아니라면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필자는 누차 수도권, 특히 서울 집값 안정을 위해서 건축 용적률 상향조정을 주장했다. 흔히 종이라고 말하는 주거 1종은 2종으로, 2종은 3종으로 상향 조정하자는 거다. 물론 면밀한 조사와 판단에 의해서 1종을 3종으로 상향하는 곳도 있다면 더 좋겠지만 솔직히 탁상행정에 익숙한 분들에게 그런 것까지 바라지는 않는다. 그리고 교통문제 등의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문제점들은, 종 상향을 하는 대신 그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마련한다면 해결될 일이라고 본다. 위로 늘리고 옆으로는 공간을 남기는 방법을 연구하고 선택하게 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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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국회가 세종으로 이사 간다고 한참 들썩이는데, 국회가 막상 세종으로 이사했을 때, 서울이 지역구인 국회의원을 제외한 국회의원들은 서울에 거처를 마련하지 않을지는 정말 궁금한 문제 중 하나다. 모름지기 그들 중 상당수는 어떤 수를 써서라도 대학 다니는 자녀나 직장 다니는 자녀를 위한 거처라는 등등의 핑계를 대가면서, 자녀의 이름으로 하는 한이 있더라도, 서울에 거처를 소유하려고 할 것이다.
당장, 전부는 아니라지만, 많은 고위공직자와 정치하는 분들을 보아도 대답은 나온다. 비록 나중에 처분했을지라도, 청와대 비서진과 고위공직자 내지는 서울시장에 출마하겠다는 정치인은 물론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총장의 불필요한 싸움을 피해 사의를 표명한 법무부 차관 후임으로 임명된 차관마저 아파트는 영락없이 두 채다. 도대체가 그들이 백성과 서민을 위해서 정치를 해 왔는지, 또 앞으로 정말 백성들을 위해서 정치를 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그들이 투자할 곳이 그리도 없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자신들이 잔뜩 투자해 놓은 부동산 가격은 공급이 부족해야 오른다는 것을 잘 아는 분들이었으니 그래서 공급을 하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하는 대목이다. 수요와 공급의 균형만이 가격의 안정이라는 기본이론을 더 잘 아는 사람들이 저지르는 짓이기에 별별 생각이 다 든다는 것이다.
객론(客論)은 글자 그대로 손님이 논한다는 의미로 객쩍은 말이 거나 실없는 말이 될 수도 있다. 필자처럼 나름대로는 경제학을 공부하고 실무에도 참여했다지만, 남들이 보기에는 경제전문가가 아니면서 경제에 대해 논하는 것을 객론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정치하는 이들은 이런 객론이 정말 손님으로 실없이 하는 말인지, 아니면 있는 그대로에 대해 욕심 없이 허심탄회하게 정곡을 찔러 하는 말인지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책상 앞에서 이루어지는 탁상행정이 아니라, 실패한 탁상행정의 정책들로 인하여 피 멍든 서민들의 이야기가 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 현장을 그대로 전하며, 그들 입장에서 제시하는 해결책을 과연 객론이라고 치부해 버릴 것인지는 깊이 생각해 볼 문제다.
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칼럼니스트/영토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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