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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소설가 |
지금은 고인이 되신 정두원 의원께서 방송에 출연해서 했던 이야기가 기억난다.
“대통령 인수위원회에 가보니 이건 정권을 잡은 것인지, 이권을 잡은 것인지 구분이 되지를 않았습니다.”
물론 이 이야기가 현 정부를 두고 했던 말은 아니다. 그런데 갑자기 생각이 났다.
과학이 해결하지 못하는 것을 인간은 해낸다. 온갖 데이터에 의하면 절대로 불가능하게만 보이던 일을 해내는 것 역시 인간이다. 그것이 그동안 기울여 온 노력의 결실로 평가되든 아니면 우연으로 치부되든 간에 단순한 지식에 의해 축적되어온 고정된 인식과 통계를 허물어 내고, 하고자 하는 일을 해내는 것이 바로 인간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불가능해 보이는 것을 가능으로 바꿔온 것이 바로 인간이 가지고 있는 무제한의 능력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은 반드시 이루고자 하는 염원과 이룩하기 위해서 자신을 투자하는 노력이 동반할 때 이루어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남들이 보기에는 우연으로 보일지라도 거기에는 염원이 깃든 노력이 투자된 것으로, 그 두 가지가 동반되지 않고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무제한의 능력은 표출될 수 없다.
잠시 이 자리의 위기를 넘기기 위한 방편으로, 성공을 확신하지 못하면서 그냥 시도해 보는 일이라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 그 일을 주도하는 이의 간절한 염원과 계획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이 젯밥에 욕심을 낼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내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제사에 자신의 모든 역량을 투자하여 노력할 때만이 불가능으로 여겨졌던 모든 일을 이룩할 수 있다.
이 말을 바꿔 말하자면, 국가가 행하고자 하는 어떤 정책이, 그 일로 인해서 행복과 불행이 결정될 다수의 백성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에서 추진되는 것이라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론의 뭇매를 피하기 위한 임시방편이거나 특정계층이나 권력 집단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이라면 그것은 절대 이루어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설령 이루어진다고 해도 훗날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 화살을 겨누며 돌아와 해를 입힌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신이 계신다면, 신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인간 이상의 초능력을 가진 존재가 있다면, 인간이 하고자 하는 염원과 노력을 동반할 때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바로 그 능력을 엄청나게 질투할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모든 일을 이룰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서도,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방관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이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일들을 이루기 위해서는 염원과 노력 이상으로 사랑이 동반되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백성들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모든 정책이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정권과 이권을 잡은 것의 차이는 큰 것 같지만 “백성을 사랑하느냐, 아니냐”라는 단어 하나의 차이다. 백성을 사랑하는 위정자들이 권력을 얻으면 정권이고, 백성을 사랑하지 않는 집단이 권력을 손에 넣으면 자신들의 욕망을 이루기 위한 이권을 잡은 것이다.
그 욕망이 돈을 포함한 물적인 것이든, 자신의 이념을 이루기 위한 것이든, 명예나 제 자식을 챙기기 위한 그릇된 욕심이든 간에 그것은 환상을 현실로 착시하고 백성들을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다.
그러나 백성들이 이제는 더이상 우매하지 않다. 오히려 지도자라고 나서서 정치하는 이들보다 더 앞서 있다. 다만 모두가 정치하겠다고 나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의 일을 하며 지켜볼 뿐이다. 그러다가 여차하면 좌시하지 않고 일어날 준비를 하고 있는 것 역시 백성이다.
최근 칠레의 상황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도 없으면서, 개혁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자신들의 이권을 지키기 위해 안달을 하면서도, 마치 백성을 사랑하여 일하는 것처럼 백성을 우롱하는 정권을 가차 없이 응징하기 위해 노도처럼 일어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런 현상이 외국 이야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 땅에서 일어나고 있지 않나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집 없는 서민들의 아픔과 코로나19로 피눈물 흘리는 소상공인과 노동자들의 저리는 가슴은 지금 들끓고 있다. 그런 현실을 아는지 연일 헛발질하는 국토부 장관과 정부, 그릇된 정책마저 비호하며 나서는 국회의원들, 검찰개혁을 한다고 자신들의 정권에서 키워놓을 대로 키워놓은 총장과 장관의 불꽃 튀는 기 싸움 뒤로 밀려나 덮어지기 일보 직전인 라임・옵티머스 사태 등을 비롯한 각종 의문투성이의 사건들에 대한 백성들의 분노, 겉으로는 가난하고 힘든 백성을 위해서 일하는 것처럼 보이면서 안으로는 자신들의 이권 챙기기에 급급해하고, 저 하나로는 모자라 제 자식들마저 특권 반열에 올려놓는 현실 앞에, 백성들, 특히 지금 가슴에 피멍 들어 있는 서민들은 그 피멍을 토해내기 일보 직전이라는 것을 주시해야 한다.
중산층이 무너진지는 오래고 부자와 가난한 이가 양분되어 사는 나라라고 한다. 더더욱 이렇게 어려울 때일수록 부자들은 끄떡도 없지만 가난한 백성들은 더 힘이 든다. 그런데 문제는 부자는 소수라는 것이다. 따라서 나라의 주인인 다수의 백성들이 지금 힘들어 하고 있다.
정치한다는 사람들은 이럴 때일수록 가난한 이들이 살아 나갈 수 있는 정책을 펴는 것이 그 의무다. 그리고 그 정책이 이루어지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진심으로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백성의 자리에 들어가서 백성이 되어보라. 특권층이라는 그 생각을 버리고 이 나라의 진정한 백성이 되어본다면, 정말 하고자 한다면 이루어질 것이다.
“백성 없는 나라가 무슨 소용이라는 말인가?”-소현세자-
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소설가/칼럼니스트/영토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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