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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 |
동북공정이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하며 고구려 역사가 중국 변방 제후국의 역사라고 할 때 우리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그에 대응하는 기관으로 고구려 연구재단을 발족하는 등 호들갑을 떨더니 지금은 잠잠해지고 몇몇 관심 있는 단체와 학자들이 대응하여 연구하고 논문을 발표하는 등 소극적 대응 자세를 보일 뿐이다.
우리는 고구려 역사를 중국 역사라고 우긴다고 중국 역사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논리에서 조용히 대응하는 것인지 모르지만, 동북공정의 목적 자체를 잘 못 판단했기에 조용해진 것일 수도 있다.
동북공정의 목적은 단순히 고구려 역사를 한족 중국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고구려 역사를 중국 역사로 만들겠다는 것이 고구려의 웅대하고 장엄한 기상이 욕심나서가 아니라, 고구려의 광활한 영토를 한족 중국의 영토로 만들지 않으면 자칫하다가는 만주를 넘어서 요하 서쪽 북경까지 국경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한족 중국의 궁여지책에서 나온 대안이다.
우리는 그런 중국의 진위를 파악하지도 못한 채 한족 중국의 역사놀음에 놀아나다가 제풀에 지쳐 수그러든 꼴이 되고 말았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하루빨리 한족 중국의 음흉한 계책을 바로 알고 그에 정면 대응하여 잃어버린 우리 영토 만주를 수복하면 고구려 역사는 자연히 우리 한민족의 역사로 제자리를 찾게 된다.
한족 중국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역사를 난도질하여 능욕하는 동북공정 같은 허황된 이론을 들고나온 것은 우연도 아니고 동북공정이 처음도 아니다. 한족 중국은 자신들을 지배했던 원나라나 청나라처럼 광활한 영토를 지배했던 나라들의 역사를 자신들의 역사로 만들어서, 그 역사가 이루어졌던 영토 중에서 한족 중국의 주변 약소국을 포함하여 최대한 광활한 영토를 지배해야 한다는 엄청난 착각에 휘말려 앞뒤 가리지 못하고 날뛰는 것이다. 그리고 그 착각의 산물 중 하나가 동북공정일 뿐이다.
한족 중국 역시 동북공정을 비롯한 자신들의 주장이 말도 안 되는 허황된 모순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그 허점을 메우기 위해서 허둥거리며 단점을 보완하려 하다 보니 자꾸 더 큰 모순이 생겨나고, 그 모순을 어떻게든 메우려다 보니 점점 더 크게 역사를 왜곡해야 하는 악순환이 거듭됨으로써, 왜곡하다 못해 능욕하게 되는 것이다. 만일 주변국 중 누구도 한족 중국이 얼마나 잘못하고 있는 것인지를 일깨워 주지 않는다면, 어느 순간인가부터는 자신들의 행동이 옳아서 주변국들이 침묵한다고 오인하여 더 날뛸 것이다.
이 칼럼의 제호로 사용한 ‘만주의 분노’는 필자가 펴낸 장편소설 '만주의 분노' 제목을 인용한 것이다. 필자는 우리 한민족의 영토인 만주가 중국에 강점되면서 당한 수모로 인해서, 정말로 분노할 것 같아서 두렵다. 영토는 말도 못 하고 감정도 없는 것 같지만 영토가 분노하면 그 노여움은 지진이나 화산폭발 등의 형태로 표출되면서 작게는 인근에 사는 사람들을, 크게는 인류 전체를 멸망시킬 수도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수차 겪어왔으면서도 막상 닥치기 전에는 전혀 감도 없고 느끼지도 못한다.
필자가 최초로 ‘문화영토론’에 영토권의 개념을 도입하여 체계화된 이론으로 정립한 후 집필한 소설 '대마도의 눈물'에서, 문화의 이질감은 사람뿐만 아니라 영토 역시 같이 느끼는 것으로 대마도를 강점한 일제의 잔혹함에 대마도는 지금 눈물 흘리고 있다고 묘사한 것은 단순히 소설가의 감성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마찬가지로 지금 만주가 정말로 숨 고르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 필자에게는 느껴진다. 우리 한민족이 만주를 잃고 서러워하는 것처럼 만주 역시 주인을 잃고 서러워하고 있는데, 한족 중국이 마치 자기네 영토인 양 공화국의 장자라고 부르기도 하다가 동북 3성이라고 하면서 일부는 내몽골로 찢어 놓는 등 만주를 갈기갈기 찢고 연해주는 러시아에 강제로 조차하는 식으로 만주를 능욕하여 만주의 분노는 극을 향하고 있다.
더 이상 분노하게 하면 한족 중국은 물론 우리 한민족 모두에게 어떤 화가 닥칠지 모른다는 점을 명심하여, 분노하고 있는 만주를 달랠 길이 무엇인지를 심각하게 숙고해야 할 것이다.
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칼럼니스트/영토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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