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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 |
요즈음 나라가 요동을 친다. 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백성들의 삶은 점점 팍팍해져 가고, 서울 아파트값이 또다시 치솟을 조짐이 보이는 등 불안하기만 한데 걱정할 단계가 아니라고만 할 뿐, 민생문제를 해결하려 나서는 이가 별로 눈에 띄지 않는 것 같다. 당연히 정치권이 나서야 하건만, 뜻있는 정치인을 제외하고는 정치권의 많은 이들이 백성들의 삶 챙기는 것은 뒷전이고 오로지 권력투쟁을 통한 자신의 몫 챙기기에 몰입해 있다.
정치인의 범죄는 대부분 백성을 기만하는 중 범죄로 절도나 강도에 비길 바가 아니거늘, 정치인이 죄를 지어 실형이 선고되어도 즉각 구속하여 빵에 보내지 않고, 1, 2심 유죄가 대법원에서 무죄로 바뀌기도 한다. 그런데도 뭐가 못마땅한지 사법부 판결이 잘못되면 판결한 판사를 처벌하는 방법을 모색한다는 등, 실로 3심 제도와 삼권분립의 의미조차 모르는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 그 판결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누가 판단해야 한다는 것인지 그게 궁금하다.
그렇다면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인들이 민생과 동떨어진 법을 만들어 백성들이 도탄에 빠지거나, 지금처럼 민생은 외면한 채 권력투쟁만 일삼을 때 처벌하는 법이 있다면 많은 이들이 처벌받아야 하는데, 자기들 스스로 그런 법은 만들지 않을 것이니, 그런 법은 누가 만들 것인지 그것도 궁금하다. 공수처와 국가 수사본부 만들 듯이, 국회 위에 또 다른 윗전으로 상위국회를 만들어야 하는지 묻고 싶은 것이다.
얼마 전에 치러진 총선에서는 누가 봐도 부정을 저지른 후보를 공천해서라도 당선만 되면 그만이라는 식이더니, 이제는 한 사람을 위해서 당헌까지 개정하며 임기를 연장하는 독재를 저지르기도 하고, 한쪽에서는 같은 당내에서 끝 보기라도 하듯이 편 가르기를 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당연히 탈락하고도 남을 짓을 하는 바람에 공천에서 탈락한 후보는, 반성할 줄은 모르고 자신을 공천에서 탈락시킨 이를 흠집 내기에 바쁘기만 하다.
그런 모습이 뭐 좋은 거라고, 그 모습을 공공연하게 닮아가기라도 하듯이 가장 순수해야 할 스포츠계에도 권력을 향한 욕심의 뿌리가 드러나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라 나라 곳곳에서 정치권의 모습 그대로를 답습하는 편 가르기와 돈과 권력을 가진 자들의 눈꼴사나운 행위들이 눈에 띄고 뉴스화되곤 한다. 그런 현실에 찌들고 신물 난 백성들의 마음을 읽어서 달래려는 건지, 아니면 돈과 권력을 가진자들을 대변하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검・경과 권력과 돈이 결탁하여 용서받을 수 없는 기이한 행각을 벌이면서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것을 묘사한 드라마들이 의외로 많이 등장하고 있다.
그리고 한편에서는 기왕 이렇게 된 것, 놀고먹고 말자는 식인지는 모르겠지만 먹고 노는 방송프로그램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채널을 도배하듯이 방영하면서 나라가 갈 길을 잃고 비틀거리고 있다.
모든 것이 탄핵이라는 단어를 정책이라는 단어보다 더 많이 난무하며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편 가르기에 열중하는 정치권이 제구실을 못 해서 생기는 일들이다. 도대체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건지, 알면서도 해결할 능력이 없거나 게을러서 못하는 건지, 아니면 제 몫 챙기기에 급급해서 백성들을 아예 포기한 건지 궁금하다.
그러면서도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인들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대한민국 고소득 연봉을 수령해 가고 있다. 만일 백성들의 현실이 얼마나 절박한지 모르거나, 알면서도 해결할 능력이 없거나 게을러서라면 무능한 것이니 당연히 당장 옷 벗겨야 한다. 그리고 제 몫 챙기기에 급급해서라면, 이 나라의 내일을 위해서, 법이 구현하지 못하는 정의를 백성의 힘으로라도 구현하기 위해 옷 벗기는 것을 넘어 백성의 이름으로 처단해야 하건만, 그럴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지금, 이 시각에도 백성의 삶은 뒷전으로 하고 오로지 권력투쟁에만 몰입하는 정치인을 가리키는 가장 어울리는 단어는 무엇일까를 고민하다가 세 단어를 골라 봤다. 백성들의 삶을 걱정하는 정치인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말이지만, 기왕 고른 것이니, 대한민국의 많은 정치인에게 이 단어가 어울리지 않는 날이 오기를 고대하며 써 보기로 한다.
* 아전인수(我田引水); ‘무슨 일이든 자기에게 이롭게 되도록 생각하거나 행동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로 자신을 추켜세우는 몇 명의 아첨을 진실로 착각하여, 자신은 부정을 저질러도 괜찮은 것으로 잘못 알고 행동하다가 봉변당하는 얼치기 같은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 안하무인(眼下無人); ‘무례하고 교만하여 남을 업신여기는 행위를 지칭하는 말’로 마치 자신들이 손에 쥔 권력이 영원할 것으로 착각하고 백성들 알기를 뭐처럼 알며, 백성 두려운 줄 모르고 권력을 휘두르는 오만하고 무식한 행동을 하다가 패가망신하는 이를 지칭한다.
* 후안무치(厚顔無恥); ‘뻔뻔하여 부끄러움도 모르고 날뛰는 이’를 가리키는 말이다. 자신이 잘못을 저질러 놓고도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는 것은 물론, 오히려 그게 왜 잘못이냐고 따지고 드는, 죽어도 정신 못 차리기에 지구상에 존재할 가치조차 없는 족속을 일컫는다.
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칼럼니스트/영토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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