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 |
필자가 수차 논문과 칼럼을 통해서 주장한 바와 같이, 연합 4개국이 동북아 영토를 유린하기 위해서 만주를 중국에 귀속시키려는 방편이었을 뿐이다. 만주국이 정말 패전국 일본의 어용 국가라서 해체한 것이라면 본체인 패전국 일본은 산산조각 내는 응당한 조치가 있었어야 한다.
그러나 전쟁을 돌발한 패전국 최고 책임자 일왕은 전범에서조차 제외되고 일본은 산산조각은커녕 오히려 영토가 엄청나게 늘어났다. 그런 결과만 보아도 만주국 해체 이유는 단순한 핑계로, 연합 4개국의 동북아 침탈을 위한 행위 중 하나일 뿐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은 오키나와 전쟁에서 약 6만여 명의 사상자를 내는 엄청난 희생을 치렀다. 그만큼 오키나와가 점령하기 힘든 천연 요새라는 것을 증명해 준 것이다. 더더욱 오키나와는 동아시아와 오세아니아주를 사정거리에 둘 수 있는 전략 거점으로 미국의 욕심을 부추겼다. 오키나와가 류큐 왕국이라는 독립국 영토로 일본이 1879년에 병탄했다는 사실을 알기에 제2차 세계대전 종전과 함께 독립시켜 주어야 했음에도, 미국은 전략적 요충지에 해병대 기지를 설치하겠다는 흑심으로 독립시키지 않고 일본 영토로 묶어 두었다.
미국이 오키나와를 점령하는 야욕을 채우는데, 소련 역시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아이누족의 영토인 쿠릴열도와 사할린을 그대로 깔고 앉는 추악한 짓을 저지른다.
영국은 지금처럼 세계가 하나의 시장으로 열리는 시대가 다가올 것을 예측하지 못하고, 홍콩을 통해서 아시아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일념에 미국과 소련의 만행에 제동을 걸기는커녕 함께 동조하고 홍콩을 차지하게 되었다.
연합국이 승전한 후 동북아 평화를 위해서 노력하기는커녕 동북아 영토 유린에 여념이 없던 덕분에 한족 중국이 만주를 강점할 수 있었다. 만주야말로 한족 중국이 역사적으로 온갖 수모를 당한 땅이다.
수나라와 당나라 등 한족 중국이 만주를 넘보기만 하면 반드시 치욕을 당하고 말았다. 수나라는 만주의 고구려 침공 후유증으로 멸망했고, 당 태종은 만주를 침공하다가 고구려 장군 양만춘의 화살을 맞아 애꾸가 되고, 결국 그 후유증으로 사망하는 참변을 겪었던 곳이다. 중국은 만주를 얻는 것이 최상의 선택이었고 그것을 연합 4개국이 합동으로 이루어주는, 천벌을 받아도 부족한 흑역사를 기록한 것이다.
연합 4개국이 평화의 파수꾼을 가장한 새로운 침략자가 되어 날뛴 덕분에, 일본은 아이누족의 영토인 홋카이도와 류큐 왕국의 영토인 오키나와를 독립시키지 않고 대마도 역시 우리 한민족에게 반환하지 않은 채 그대로 강점함으로써 패전국이면서도 승전국 이상으로 많은 영토를 차지하는 득을 누리고 있다.
역사에 만약은 없다지만 만일 만주국이 연합 4개국의 횡포로 해체되지 않고 만주가 한족 중국에 강점되지 않았다면, 우리 한민족과 뿌리를 같이하는 만주족의 만주와 남북은 하나가 된 한반도로 두 개의 나라가 되거나, 남과 북 그리고 만주의 3국으로 분할되어 다시 3국 시대를 맞았을지도 모른다.
그중 어느 쪽이 되든 우리에게는 만주를 한족 중국에 내주는 것보다는 민족적으로는 훨씬 이익일 뿐만 아니라, 남북은 물론 만주까지의 3국 통일에 접근할 기회가 더 많았을 수도 있었을 것 같아 안타까움을 넘어 억울하고 분통이 터진다.
한반도와 만주라는 두 개의 나라로 나뉘었다면 그 나름대로 통일에 대한 타협점을 찾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고, 3국 시대가 되었다면 지금처럼 남북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과정에 3자가 개입하더라도, 뿌리와 근본이 달라서 문화가 전혀 생소한 민족이나 나라가 개입하는 것보다는, 같은 피가 흐르고 같은 문화를 누렸다고 인식할 수 있는 나라가 개입하여 중재한다면 협상이 더 쉬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단순히 그런 생각을 해서 억울하고 분통이 터지는 것만은 아니다. 만주가 중국에 귀속된 사실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를 우리 모두 알고 있기에 안타깝고 분통이 터질 뿐만 아니라 하루빨리 수복해야 한다는 욕심이 일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한족 중국은 자신들을 지배한 굴욕의 역사마저 자신들의 역사라고 왜곡하며 주변 약소국들의 영토침탈에 전념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티베트, 신장위구르, 내몽골, 만주다. 티베트와 신장위구르는 고유한 문화와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나라들로 독립을 갈망하여 다각도로 독립투쟁을 하고 있으며, 내몽골과 만주는 동일한 민족의 나라인 몽골과 우리 한민족이 국경을 맞대고 존재하며 잃어버린 영토 수복을 염원하고 있다.
만주의 경우만 보더라도, 필자가 체계적으로 이론화하여 제시한 ‘문화영토론’을 근거로 분석해 보면, 확실한 영토권자인 우리 한민족과 만주족이 있다. 만주족의 나라는 이미 멸망하여 영토권을 주장할 주체가 없다지만 우리 한민족의 나라는 비록 남북으로 나뉘었으나 엄연히 존재하는데도 중국의 무력 침탈행위에 대한 국제사회의 암묵적 승인에 눌려 중국의 강점은 계속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은 동북공정 등의 해괴망측한 이론들을 날조하여 역사와 문화를 능욕하면서 만주의 한족 중국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음 호에 계속)
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칼럼니스트/영토론 강사
[저작권자ⓒ 로컬(LOCAL)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