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새 둥지 힘찬 출발 아닌 힘든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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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세종청사 등 정부기관이 밀집해 있는 신도시에 조성된 세종시교육청 전경. ©로컬세계 |
[로컬세계 오영균·라안일 기자]세종시교육청이 청사 이전을 완료하고 일주일이 지나도록 변경된 전화번호 안내를 제대로 하지 않아 시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특히 시교육청 직원들도 바뀐 전화번호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안내조차 어려운 것으로 로컬세계 취재결과 확인됐다.
세종시교육청은 지난달 26일 신축 청사로 이전하면서 기존 원도심 청사에서 사용하던 민원실 전화번호 하나만 제외하고 각 실·과 등 전체 전화번호가 변경돼 2일 현재 기존 번호로 전화를 걸면 통화중 신호음만 들리는 등 민원전화가 불통되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현재 홈페이지 팝업창을 이용해 각 실·과 전화번호를 받아볼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한 상태다. 그러나 이조차도 신년사, 교무행정사 채용 안내 등에 가려져서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신규 번호에 대한 안내가 미리 이뤄지지 않아 시민들은 기존 전화번호를 사용하다 통화가 안되자 114 안내를 받아 시교육청 민원실로 통화하고 있지만 안내인원 부족으로 수십분간 대기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시민 A씨는 “정부세종청사 등 정부기관이 밀집해 있는 신도시에 이전한 신청사는 원도심과 거리가 20㎞에 이르고 대중교통도 원활치 않아 방문민원보다 전화민원이 기본인데도 별도 변경번호 안내도 없는 근시안적인 시교육청 대처에 가슴이 답답하고 먹먹하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지난 2일 시교육청 민원실은 시장통을 방불케 할 만큼 혼란스러웠다.
이날 민원실 직원 6명은 아침 출근부터 퇴근하기 전까지 민원인들의 전화를 각 실·과에 연결하느라 다른 업무를 챙기는 것은 어려워 보였다. 모든 직원이 전화 안내에 내몰리다보니 민원실 고유의 업무 또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더욱이 양쪽 일을 동시에 하다 보니 민원 업무는 고사하고 전화 안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민원실 직원들이 시민들에게 호된 질타를 받았다.
민원실 관계자는 “각 실·과에 전화 돌려주기를 했지만 간혹 통화중이 되면 같은 부서 또는 다른 번호 요구하는 등 안내가 부실하다는 질책을 심하게 받았다”며 “시교육청 홈페이지에 변경된 각 실·과 전화번호가 하루 빨리 수록돼 민원실이 고유 업무를 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는 충분히 예견됐던 일이라는 점에서 시교육청의 무사안일 자세 또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신청사는 정부세종청사 등 정부기관이 밀접해 있는 신도시에 위치해 있으며 이에 대한 이전 작업은 오래 전부터 계획된 것이다. 청사 이전을 맞아 기존 전화번호의 변경 및 안내절차를 조금만 신경 썼어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최교진 교육감이 지난 2일 시무식에서 새 청사에서 힘찬 출발을 다짐한 것은 단순 구호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민 B씨는 “교육청은 새 둥지서 힘찬 출발을 외쳤지만 시민들은 새 둥지서 전화안내를 받는게 ‘하늘에 별따기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최근 서울 양재동에서 나주혁신도시로 이전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나 내포신도시로 이전한 인근 충남도 등과 비교하면 시교육청의 안일한 자세는 질타받아 마땅하다는 의견이 시민들 사이에서 속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시교육청 총무과 관계자는 “신청사로 이전을 완료했지만 시교육청 홈페이지에 변경된 각 실·과 전화번호 반영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며 “시민과 학생, 학부모님들께 혼선을 빚게 해드려 송구한 마음이며 빠른 시일 안에 민원에 불편함이 없도록 시정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대헌 비서실장은 “시교육청 신축청사 이전과 부서 인사이동에 몰두해 미쳐 중요한 사안을 챙기지 못했다”며 “오는 5일까지 홈페이지에 변경된 실‧과별 전화번호가 수록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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