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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국회 부디 바른 방향으로 = 19대 국회개원일인 지난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국회 개원을 축하하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다. 정쟁·폭력국회서 소통·타협의 국회로
민생법안·공약 이행 등 진정성 필요19대 국회가 지난 30일 개원하면서 공식 출범했다. 국회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국격에 맞는 모습을 찾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우선 정쟁과 폭력으로 얼룩졌던 18대 국회의 이미지를 깨끗이 씻어내고 19대 국회가 ‘타협과 생산적인 국회’로 거듭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18대 국회는 여야간 타협과 협의정신이 제대로 가동되지 못해 국회의장 직권상정과 여당의 날치기 처리가 비일비재했다.
국회는 이런 현상에 대해 국민들의 비난이 커지자 지난달 2일 열린 18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일명 ‘국회 선진화 법’이자 ‘몸싸움 방지법’을 가까스로 마련했다. 19대 국회가 더 이상 막말과 몸싸움이 사라진 선진화된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다가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회가 일을 하기 위한 기본 틀인 원 구성도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국회 개원 이후 평균 54일 동안 개점휴업. 여야 협상을 통한 원 구성의 관행이 정착된 13대 국회 이후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선출 등 개원하는 데 걸린 시간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총선 후 첫 본회의는 임기 개시(5월30일) 뒤 7일 안에 열어야 한다. 상임위 구성은 첫 본회의부터 3일 안에 마쳐야 한다. 입법기관인 국회는 한 번도 이를 지킨 적이 없다. 국정감사와 예산심사 등 중요한 일정이 이어지는 만큼 업무일정을 지키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
정쟁을 끊고 법안처리율도 높여야 한다. 18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해 사실상 자동 폐기될 운명에 처한 법안은 모두 6488건이다. 18대 국회 법안 폐기율은 43.9%에 달한다. 17대 국회 법안 폐기율은 47.7%였고 16대 국회는 35.1%였다.
법안 폐기율이 감소하지 않는 이유는 여야간 첨예한 견해 차이와 잦은 대결구도로 정치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의원들의 무분별한 법안 발의도 개선돼야 한다. 18대 국회에서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은 1만2219건이다. 이 중 가결된 건 1663건에 불과하다. 법안을 발의하지 않는 것은 문제지만 무조건 내놓고 보자는 식의 접근도 문제라는 비판이 나온다.
국회의원들의 공약 실천 여부도 시민들의 관심사다. 4.11 총선을 앞두고 여야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쟁적으로 공약을 쏟아냈다. 대권을 염두에 둔 대선용 공약도 앞다퉈 나올 전망이다.
그러나 이들 공약이 제대로 이행될지는 의문이다. 2월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 따르면 18대 의원들의 공약 완료율은 35.16%에 불과했다. 총선 공약 세 개 가운데 두 개는 ‘공약(空約)’에 그친 셈이다.
여야가 내놓은 공약의 실현 가능성도 의문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공약이 현실적이냐, 아니냐의 여부는 재원 마련이 되느냐, 안되느냐의 문제”라며 “재원 마련 측면에서는 여야 모두 상당히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평가했다.
박형재 기자 news34567@segye.com
- 기사입력 2012.06.01 (금) 10:41, 최종수정 2012.06.01 (금)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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