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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광역시의 규모에 치중한 전시컨벤션산업 추진이 시 재정악화와 시민부담 가중을 초래할 것이란 목소리가 일고 있다. 사진은 광주시 서구에 위치한 김대중컨벤션센터. |
시 재정 악화 시민부담 가중 우려
대형화 보단 ‘소규모 공간’이 필요
[로컬세계] 광주광역시가 관내 김대중컨벤션센터 가동률 포화를 이유로 1460억원이 투입되는 제2컨벤션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어 시 재정 악화에 따른 시민부담 가중이 우려된다. 현재 김대중컨벤션센터의 누적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에서 대형화보다는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소규모 전시컨벤션 공간 마련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쏠리고 있다.
국내 주요 전시컨벤션센터의 적자가 심각한 수준인 가운데, 광주시가 제2컨벤션센터 건립을 추진중이어서 타당성 논란이 일고 있다. 광주시는 현 김대중컨벤션센터(이하 김대중센터) 일대를 제2컨벤션센터·호텔 등이 포함된 ‘광주컨벤션타운’으로 조성한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제2컨벤션센터는 2014년까지 총 1460억원을 들여 전시장 4286㎡, 회의장 1만495㎡ 등 시설면적 1만4781㎡ 규모로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제2컨벤션센터 건립 이유로 시는 현재 김대중센터의 가동률이 포화상태에 있다는 점을 든다. 2014년 세계수소에너지대회와 2015년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등 대규모 세계대회 개최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
시 관계자는 “현재 김대중센터의 전시장 가동률이 70%에 육박해 성수기에는 전시·회의시설이 부족하다”며 “전시컨벤션산업이 갈수록 국제화·대형화되는 추세에서 시설 증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또 “지난 3월 행정안전부의 지방공기업 경영진단에서 현재 김대중센터의 규모 확충을 권고 받은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시는 제2컨벤션센터의 정부 지원을 얻기 위해 지난 7월 지식경제부에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한 상태다.
그러나 적자가 심각한 상황에서 제2컨벤션센터 건립이 시의 재정여건 악화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높다. 김대중센터의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무려 23억4000만원.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적자가 123억원에 달한다.
조오섭 광주시의회 의원은 최근 열린 192회 광주시의회 시정질문에서 “시와 김대중센터가 시장 상황을 무시한 채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으로 제2컨벤션센터 건립을 추진중이다. 향후 엄청난 예산과 운영비가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12개 전시컨벤션센터 가운데 적자규모가 100억원이 넘는 곳은 경기도 일산 킨덱스 294억원, 제주 국제컨벤션센터 263억, 대구 엑스코 106억, 광주 김대중센터 등 4곳이다. 전국적으로 8개 컨벤션센터가 신·증축을 추진중이어서 컨벤션산업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광주에 맞는 소규모 전시컨벤션 공간을 마련해 제2컨벤션센터의 대안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부각되고 있다. 조 의원은 “사업효과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규모의 대형화에 치중하기보다는 민주·인권·평화 등 광주만의 독특한 콘텐츠 중심으로 전시컨벤션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적인 과당경쟁과 김대중센터의 누적적자 확대 등 광주 컨벤션산업의 악재 속에서 제2컨벤션센터 건립은 곧 시민들의 세금부담으로 이어질 것으로 시민들은 우려한다.
시민 민판씨(69·노대동)는 “그렇잖아도 광주는 지하철과 순환도로에 대한 시민 부담으로 젊은 부부들 사이에서 ‘이사 가야 할 판’이란 말이 나돌 정도”라며 “부채가 마음을 무겁게 하는데 자꾸 일을 벌이기 보다는 있는 것을 잘 쓰고, 꼭 새로 만들어야 할 때는 두번 세번 검토하고 시민의견도 들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천재씨(46·진월동)도 “시장상황이 급변하는 시대라 뭐라 말하기 어렵지만 내실과 실속이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얼마 전 모 시의원의 의견에 동의한다”라며 조심스럽게 의견을 내비췄다.
로컬광주 = 고선아 기자 gosun@segye.com
- 기사입력 2010.11.08 (월) 11:24, 최종수정 2010.11.08 (월)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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