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카, 필리핀 통합 수자원 관리 기반 닦다

지차수 기자

chasoo9@naver.com | 2025-11-11 09:26:35

대한민국 기술과 노하우로 물난리 위험 확 낮춘 필리핀

■분절화된 수자원 관리 체계 개선으로 연평균 50건 이상 자연재해에 대해 대응
■한국형 수자원 관리 기술 전수로 물 관련 위기에 필리핀과 협력 네트워크 구축

지난달 29일 개최된 ‘필리핀 정부 통합수자원관리 및 개발 역량강화사업’ 최종 성과 공유회에서 참석한 정영선 코이카 필리핀 사무소장(왼쪽 네 번째)이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16년 연속 재해 발생 가능성 1위 국가”. 매년 평균 20개 태풍이 지나가는 필리핀은 세계위험지수(World Risk Index)에서 2009년 이후 16년 연속 세계 위험 지수 1위를 기록한 기후위기 취약국으로 매년 홍수, 태풍, 가뭄 등 물 관련 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는 필리핀 정부와 협력해 홍수 대응, 상수도·관개·수질 관리 등 여러 부처에 걸쳐있는 수자원 관리를 통합함으로써 재해에 더 잘 대응할 수 있도록 최근 몇 년 간 ODA 사업을 벌여왔다. 그 노력이 이제 효과를 보고 있다.

지난달 29일 개최된 ‘필리핀 정부 통합수자원관리 및 개발 역량강화사업’ 최종 성과 공유회에서 참석한 정영선 코이카 필리핀 사무소장(왼쪽 네 번째)이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코이카는 2013년부터 ‘필리핀 팜팡가강 유역 수자원 통합 관리시스템 구축 사업’, ‘필리핀 정부 통합수자원관리 및 개발 역량강화사업’, ‘필리핀 재해경감을 위한 메트로 마닐라 통합 홍수관리 체계 구축사업’의 단계적 접근을 통해 필리핀의 수자원 관리를 체계적으로 지원해 왔다.

이 중 ‘필리핀 팜팡가강 유역 수자원 통합 관리시스템 구축 2차 사업’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팜팡가강 하류 중심으로 진행된 1차 사업에 이어 2019년부터 한국수자원공사(K-water)와 ㈜동부엔지니어링이 후속 사업을 맡았다. 팜팡가강 유역은 필리핀 수도인 마닐라 및 인근 산업 지대, 농역 지역에 용수와 생활수를 공급하는 핵심 수자원 공급원이다. 급속한 도시화에 따른 수질오염 및 수자원 증가, 홍수·가뭄 등 재해 방생에 따라 통합수자원관리체계 구축이 시급한 지역으로 꼽힌다. 국내 여러기업들과 힘을 모아 구축한 통합수자원관리시스템은 팜팡가강 전 유역의 통합적 수자원 관리에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해 필리핀 국가수자원위원회(NWRB)의 물 사용 허가 및 배분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

‘필리핀 정부 통합수자원관리 및 개발 역량강화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관리자급 초청연수에서 한국수자원공사(K-water)를 방문한 연수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필리핀 정부 통합수자원관리 및 개발 역량강화 사업’은 필리핀 수자원 분야 유관기관 역량강화를 중심으로 하는 사업이다. 지난 2021년부터 우리나라는 6개로 분절화된 필리핀 물관리 기관의 ▲정책 일관성 강화 ▲수자원 인프라 운영 효율화 ▲전문인력 양성의 세 가지 핵심 목표를 기반으로 우리나라 통합 물관리 기술과 정책, 사례를 공유하며 필리핀 정부 통합수자원관리 이행 및 기후변화 대응 역량 제고를 지원해 왔다.

국내외 물관리 분야 전문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 기업 ㈜유신과 ㈜동부엔지니어링이 사업수행기관(PMC) 역할을 맡아 필리핀 현지 물관리 현황을 분석해 개선이 필요한 핵심 분야를 선정해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하는데 힘을 보탰다. 나아가 주요 6개 기관 공무원들은 한국수자원공사를 직접 방문해 한국형 물관리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통해 기후변화에도 대응할 수 있는 통합수자원관리 역량과 필리핀 국가 통합수자원관리 운영에 필요한 정책 수립 역량을 강화했다.

‘필리핀 팜팡가강 유역 수자원 통합 관리시스템 구축 2차 사업’ 기자재 기증식(준공식)에서 상승만 주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 공사 겸 총영사(오른쪽 두 번째)와 정영선 코이카 필리핀 사무소장(오른쪽), 리키 아르자돈(Ricky Arzadon) 필리핀 국가수자원위원회 청장(왼쪽 두 번째)이 리본커팅식을 하고 있다.

또한 코이카는 ‘필리핀 재해 경감을 위한 메트로 마닐라 통합 홍수 관리 체계 구축 사업’을 통해 우리 기술력을 바탕으로 마닐라를 포함한 필리핀 수도권의 지역 홍수예보와 조기경보 시스템의 표준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2021년부터 시작해 2026년까지 대상 영역을 확대해가고 있는 이 사업은 필리핀의 통합 홍수 관리 체계를 마련하고 예경보 시스템 개발을 통해 재해 관리 대응 체계의 고도화에 기여할 예정이다.

지난 달 29일과 이달 6일 필리핀에서는 ‘필리핀 정부 통합수자원관리 및 개발 역량강화사업’ 최종 성과 공유회와 ‘필리핀 팜팡가강 유역 수자원 통합 관리시스템 구축 사업’ 시스템 준공식과 기자재 기증식이 연달아 개최됐다.

‘필리핀 팜팡가강 유역 수자원 통합 관리시스템 구축 2차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관리자급 초청연수에서 대청댐을 방문한 연수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최종 성과 공유회에서는 필리핀의 물관리 주요 기관 고위급 및 실무진이 통합적인 수자원 관리 계획과 마스터플랜을 소개해 코이카 사업이 필리핀 정부의 수자원 통합 관리를 위해 애써온 노력의 결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스템 준공식과 기자재 기증식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은 구축된 시스템과 기자재로 실시간 수문정보를 확인하고, 이를 의사결정 과정에 활용하는 과정을 직접 확인했다.

준공식 및 기자재 기증식에 참석한 상승만 주필리핀 대한민국 공사 겸 총영사는 “이 사업으로 필리핀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며 “앞으로 한-필 양국 협력이 수자원과 기후회복력 분야는 물론, 디지털 거버넌스, 인프라, 지속가능발전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필리핀 팜팡가강 유역 수자원 통합 관리시스템 구축 2차 사업’에서 관계자들이 구축한 기자재 설치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코이카 제공

코이카 필리핀 정영선 사무소장은 사업 이관사에서 “우리 통합수자원관리 기술을 기반으로 물 사용 허가 및 배분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고, 수원기관이 자체적으로 수자원관리시스템을 운영‧개발할 수 있는 역량 강화를 지원했다”며 “이와 같은 성과는 양국 간 신뢰와 긴밀한 협력이 있어 가능했다”며 양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리키 아르자돈(Ricky Arzadon) 필리핀 국가수자원위원회 청장은 “이번 사업은 정확한 데이터와 과학적 근거, 협력에 기반한 수자원관리 거버넌스 강화의 상징”이라며, “코이카가 기증한 시스템과 기자재를 지속적으로 유지, 관리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향후 다른 주요 하천 유역으로 시스템이 확산될 수 있도록 제도적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정책, 데이터 베이스‧시스템, 역량강화 등 수자원 관리 전 과정을 포괄하는 한국과 필리핀의 수자원 관리 협력체계 구축은 장기적으로 한국의 수자원 분야 역량을 개발도상국에 알리는 한편, 국제 사회의 기후회복력 제고에 우리 기술력을 보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차수 기자 chasoo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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