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의 손’ 광물자원공사, 손 되는 것마다 적자

라안일

raanil@localsegye.co.kr | 2015-09-08 09:41:01

국내 7개사 524억 투자해 159억원 손실
절차·규정 무시한 부실투자…혈세로 메꿔야
부실투자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져

▲지난 7월 1일 강원 원주혁신도시에 조성된 한국광물자원공사 신사옥 개청식에서 내빈들이 개청 기념떡을 자르고 있다. 원주시 제공.
[로컬세계 라안일 기자] 손 되는 것마다 적자다. 해외투자도 국내투자도 다 실패다. ‘미다스의 손’은 커녕 ‘마이너스의 손’을 우려할 지경이다. 실패의 원인으로 절차와 규정을 무시한 부실투자가 꼽힌다. 한국광물자원공사 이야기다.

해외자원개발에 나섰다가 수천억대 손실우려가 제기된 한국광물자원공사가 국내광물투자에도 나선 결과 지난해 159억원을 날린 것으로 드러났다.


8일 산업통산자원위원회 박완주의원(새정치민주연합·천안을)이 한국광물자원공사에서 제출한 ‘국내 광산 및 광물가공사업 투자현황’을 분석한 결과 투자한 7개 광물가공업체 가운데 6개사가 적자를 기록했다. 흑자업체도 2010년부터 2013년까지 73억원 이상 적자를 기록한 뒤 지난해 가까스로 1억원 가량의 흑자를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혈세먹는 하마’에 불과하다.

<연도별 당기순이익>

법인명

당기순이익

2014

2013

2012

2011

2010

㈜세아엠앤에스

-3,166

-2,275

-2,233

-4,075

-28,797

영우자원

-1,410

16

34

47

- 

한국알루미나㈜

109

-2,982

-1,962

-932

-1,467

에너캠

-4,104

-2,096

-931

- 

- 

㈜지엠씨

-496

-483

-665

-865

-1,383

대한광물㈜

-3,898

-218

-2,431

-625

-21

혜인자원

-2,885

-4,529

-3,681

-4,643

-1,314

 

-15,850

-12,566

-11,869

-11,093

-32,980

업체별로는 몰리브덴을 가공하는 혜인자원은 광물자원공사가 31억원을 들여 지분 49%를 인수했지만 지난해 29억원 등 최근 5년간 171억원 적자가 누적돼 매각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특수 알루미나를 생산하는 한국알루미나는 공사가 2008년 147억원을 들여 지분 49%를 사들였는데 지난해 유일하게 1억원 흑자를 냈다. 2010년 15억원을 비롯해 2011년 9억, 2012년 20억, 2013년 30억 등 최근 5년간 73억원의 누적적자를 기록했다.


세아M&S도 2010년에만 288억원, 2011년 40억원, 2012년 22억원, 2013년 23억원, 2014년 3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황산니켈과 코발트를 생산중인 에너켐 역시 170억원을 투자해 42.5% 지분을 갖고 있는데 지난해 적자가 41억원이다.


22억원을 투자해 45%지분을 확보한 지엠씨도 그동안 누적된 적자가 39억원이다. 37억원을 투자한 영우자원 또한 2013년까지는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었지만 지난해 당기순손실 14억원을 기록했다.


한국광물자원공사의 투자가 대부분 실패한 것은 M&A의 기본조차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사 스스로도 ‘국내투자사업 운영관리 실태 점검’을 통해 “투자사업 업무표준관련 투자심의위원회 절차 규정을 위반했다”고 실토하고 있다. 이어 “경제성 평가 및 사업 준공예상 등에 대한 검토가 부족했다”고 스스로 지적했다.


최초 이사회 부의당시 경제성 평가에 따른 사업의 수익성을 보면 내부수익률이 최고 64.5%(혜인자원)에서 최저 14.4%(영우자원)에 이르는 등 높은 현금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적자가 심화됐다. 국내 투자사업의 공사기간 역시 최초 이사회 보고 대비 상당기간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문제점이 지난 국감에서도 지적됐지만 광물자원공사는 여전히 매각실적이 전무해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손실을 메꾸기 위해 혈세가 투입돼야 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크다.

 
공사의 문어발사업은 부채도 크게 늘려 2013년 3조원(부채율 207%)을 넘어섰고 지난해 또 다시 4300억원이 증가돼 3조 7500억원으로 늘었다.

부실투자와 이로 인한 부채 증가는 신용등급 하락으로 나타났다. 무디스는 2010년 A1에서 2014년 B3로, S&P는 BBB에서 BB등급으로 낮췄다.

박완주 의원은 “부실한 검토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는데도 대책을 새우지 않는 것은 혈세로 이를 메워주기 때문”이라며 “광물자원공사가 자력으로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해산 또는 합병을 고려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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