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컬럼]안면마비-뇌졸중, 이마주름으로 감별
로컬세계
local@localsegye.co.kr | 2016-12-12 10:36:07
▲조대현 대전성모병원 교수. |
[로컬세계 로컬세계]안면마비는 흔히 찬바람을 쐬어서 생긴다고 알려져 있는 질병 중 하나이다. 하지만 계절과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는 질환으로 초기에 적절히 치료하면 얼마든지 회복이 가능하다. 따라서 비슷한 증상으로 오인할 수 있는 뇌졸중, 귀 주변에 발생한 대상포진과의 감별이 중요하다.
안면마비가 오면 한쪽 얼굴에 마비가 와서 입이 비뚤어지고 눈이 잘 감기지 않는다. 또 물을 마시거나 음식을 먹을 때 마비된 쪽으로 물과 음식이 새어 나오는 불편함 뿐 아니라 미학적으로도 환자를 불편하게 해 대인기피증을 일으키게 하는 병이다.
원인으로는 알레르기설, 바이러스설, 염증설, 혈관 경련으로 인한 혈액순환 장애설 등이 대두되고 있으나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아서 치료도 대중요법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안면마비의 60~70%는 보통 한 달 반 정도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회복되지만 때로는 일 년 이상 지속되는 등 잘 회복이 안 되고 오랜 시간 고생을 하는 경우도 있다. 무엇보다 초기 치료가 중요한 데 침, 약물, 마사지 등 무슨 치료를 하든지 어느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며 신경치료인 성상신경단술을 초기에 받으면 회복기간을 앞당기는 데 도움이 된다.
안면마비가 오면 뇌졸중을 의심할 수 있는데 안면마비는 뇌에서 나오는 안면신경의 이상으로 발생하므로 뇌 자체의 혈류장애로 발생하는 뇌졸중과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흔하지는 않지만 중추성 안면신경계의 이상으로 안면마비가 오는 경우도 있다.
안면마비와 뇌졸중을 가장 쉽게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은 이마 부위 근육의 마비 유무이다. 안면마비는 이마의 주름을 잡을 수 없지만 뇌졸중에 의한 중추성 안면신경마비는 이마에 주름을 잡을 수 있다. 즉 뇌졸중의 경우 눈 아래의 안면근육은 마비돼서 입이 돌아가고 침도 흐르고 식사가 불편하지만 눈 위의 안면근육은 정상이다.
따라서 일반적인 안면마비와는 달리 눈도 거의 정상적으로 감을 수 있으며 눈의 충혈이나 시린 증상도 없다. 또 안면마비는 얼굴 외에 팔다리가 마비되거나 감각 이상 또는 어지러움 등 다른 증세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매우 드물어서 이 또한 뇌졸중과의 차이점이다.
또한 대상포진이 귀 주변에 발생해 오는 람세이 헌트 증후군과도 감별을 해야 한다. 대상포진이 귀 주변에 오면 귀 주변에서 나오는 안면신경을 침범해 안면마비를 초래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증상이 훨씬 복잡하고 치료도 힘들게 된다.
그러므로 대상포진이 귀 주변에 오면 특별히 주의해야 하고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 조기에 치료를 해야 한다. 이때는 항바이러스제를 주사로 투여하고 신경치료를 함께 병행하는 것이 람세이 헌트 증후군에서 안면마비로 가는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당뇨나 고혈압 등 만성 성인병, 갑상선 기능 이상을 가진 60세 이상의 환자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안면마비는 치료와 더불어 환자가 주의할 사항이 많다. 우선 안면마비 자체에 대해 조금 넉넉한 마음을 갖는 게 필요하다. 대부분의 환자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거울을 보면서 초조하게 마음을 졸이는 데 이는 치료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초기에는 눈꺼풀이 잘 감기지 않고 눈물이 잘 분비되지 않아서 충혈이 되고 아프기 때문에 안대를 하는 게 도움이 된다. 눈물이 나오는데 문제가 없다면 깨끗한 손으로 가볍게 눈 감기는 것을 몇 번씩 되풀이해 수동적으로나마 망막을 닦아주는 것이 좋고 만일 눈물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면 인공눈물을 넣어 주는 것도 방법이다. 수면을 취할 때도 안대를 하고 자는 것이 바람직하고 운전 등 장시간 눈을 이용한 작업은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귀 뒤에서 얼굴 쪽으로 자주 톡톡 때려주는 방법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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