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우 칼럼] 백신 별곡(別曲)

조원익 기자

wicknews1@naver.com | 2021-07-12 12:21:34

갑자기 코로나 신규감염 인구가 1000명을 넘어 나날이 감염 최다 기록을 갱신하며 금요일에 1378명으로 신기록을 세우더니, 주말에는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1324명이라는 기록적인 감염자 수를 나타내 대 유행의 조짐마저 감돌게 한다. 

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
그런데 희한하게도, 이제껏 정부에서 소비 장려 정책이나 아니면 완화 정책 등을 발표하고 시행할라치면 감염자가 불어나는 묘한 징크스 현상이 일어나곤 했다.


이번에도 백신 접종자에 대한 마스크 완화 조치와 거리두기 단계 조정 등과 함께 2학기 전면 등교 수업 등의 조치를 발표하려고 하자 보라는 듯이 감염자가 늘어났다. 코로나가 정부의 조치를 미리 알아채고 보라는 듯이 세를 불리거나 한 것은 아닐 테니, 이것은 대응 시스템에 무언가 허점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분석을 통한 예측을 잘 못해서 벌어지는 현상일 수 있으니, 깊이 반성하고 시스템에 대한 점검과 개선은 물론 그 시스템을 가동하는 구성 인력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해 볼 시점일 수도 있다.


아울러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이런 현상을 마주친다는 것 자체가 백신 수급이 원활하지 못해서, 백신 도입이 늦어서 백성들이 백신 접종을 충분히 못하다 보니 감염되는 것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 정부는 K 방역을 자랑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이 마치 정부가 잘해서 이루어진 것으로 착각을 하는 것 같다. 솔직히 K 방역은 정부가 잘한 것이 아니라 백성들이 고혈을 짜면서 이뤄낸 결과물이다. 중소상인은 피를 말리는 아픔을 달래며 정부가 하라는 대로 일찍 문을 닫았고, 백성들은 비대면으로 명절을 맞이하면서도 이렇다 할 불평도 안 했다. 그리고 정부가 알아서 잘 조치해 주기만 바랐다. 

그랬더니 정치권에서는, 백성들은 당연히 그리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백성들만 몰아붙이면 된다고 착각하는지, 감염자 수가 늘어나는 것이 마치 백성들 잘못인 것 같은 뉘앙스마저 풍기게 만든다. 그건 아니다.


솔직히 선진국들은 백신 잘 맞고 있는데, 유독 우리 대한민국과 일본은 백신에서 밀려 뒤로 처져 있다. 백신에 있어서 만큼은 선진국대열에서 멀어져 있다. 

미국의 메이저리그와 우리 대한민국의 KBO리그 야구 경기 중계를 보면 쉽게 비교가 된다. 백신을 접종해줄 시스템은 충분한데 백신이 없다. 백신 접종 희망 비율도 높은 편이니, 정부가 백신만 충분히 조달해서 접종했더라면 지금처럼 이렇게 대유행의 조짐이 보였을지 깊이 반성해 볼 일이다. 

이런 현상은 마치 부모가 자식을 제대로 못 먹여서 비쩍 마르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자식보고 왜 마르고 여위냐고 닦달을 해대는 꼴이니 정말 무어라 할 대답이 없다.


역사에 ‘만약’이라는 단어는 없다. 만약에 00이 00처럼 되었다든가, 00이 00했으면 어땠을 것이라는 등의 가정을 통해서 그 결과를 도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리한다면 그야말로 역사가 아니라 소설이 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지금 이 시점에서 백신을 진작 더 빨리 잘 구했다면 등의 이야기를 백날 해봤자 무의미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나간 사실을 거울삼아 보다 나은 미래를 설계하는 자원으로서의 역사는 가장 소중한 가치를 지니는 것이다. 

코로나 백신 수급에 대한 문제는 단순히 코로나 백신 문제가 아니다. 이미 우리는 사스와 메르스 등에 이어 코로나를 맞음으로써 전염병이 그치지 않고 엄습해 오는 것을 겪었다. 물론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간절히 바라지만, 이후 어떤 무엇을 언제 또 겪어야 할지 대비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그에 대응하는 시스템은 물론 인적자원 역시 적극적인 대비체제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기에 하는 말이다. 그리고 모든 일이 그리해야 하지만, 특히 백신에 관해서는 그 진행 현황이 투명했으면 좋겠다. 

무조건 잘 될 것이라고 할 것이 아니라 구매 현황은 이렇고 도입 시기는 이렇게 진행되니 그에 대비하라고 솔직히 말해 주는 것이, 마치 먹이 물고 둥지에 오는 어미 새를 기다리는 새끼 새들처럼 질병관리청의 발표만 기다리는 백성들을 안심시킨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비단 백신에 국한되는 것만은 아니지만, 사람의 모든 삶에서, 특히 어려운 시기의 어려운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정답은 솔직한 것이다.
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칼럼니스트/영토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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