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우 칼럼] 법과 정의(제2회; 마지막 회)-백성들이 실현하는 정의
마나미 기자
manami0928@naver.com | 2022-03-17 15:20:54
▲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 |
그래서 법을 집행하는 기관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사정기관 검찰을 개혁하겠다고 했는데, 지금 백성 중에서 검찰이 개혁됐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검찰을 개혁하려면 검찰이 소신껏 일을 집행할 수 있게 해야 하는데 정부 입맛에 맞게 검찰을 조각하면서 개혁을 한다는 것은 개혁이 아니라 정권의 하수인을 만들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더 많은 것 같다.
그러니까 저 정권에서 팽당한 덕분에 이 정권에서 검찰총장에 임명됐다가도 팽당한 사람에게 백성들은 열화같은 성원을 보내고, 그는 제1야당 대통령 후보로 나서서 당선된 것이 아닐까 한다.
이 정권 저 정권에서 모두 신임 못 하는 검사를 백성이 신임하는 묘한 경우의 수가 탄생한 것이다. 어느 정권도 못 믿는 검사라면 백성들은 외면해야 당연한데 오히려 백성들이 성원을 보내는 것은 그를 배척한 정권들이 잘못했다는 말이 되는 것이다.
그를 내치지 못해서 안달하다가 지금은 법정에서 자녀 입시비리 등의 문제로 재판 중인 전 법무부 장관을 비롯해서 그가 퇴임하기까지 거친 법무부 장관들은 물론 정부는 깊이 통찰해 볼 문제다. 검찰을 못 믿겠다고 하면서 고위공직자를 수사한다고 공수처를 만들었는데 그들이 수사를 잘 못 하거나 부패한다면 그에 대한 단죄는 누가 할 것인지, 그리고 공수처에는 외압이 가해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는 것인지 실로 의문의 도가니가 될 것이다.
물론 어떤 개인 때문이거나 어떤 개별적 사건 때문에 공수처를 만든 것도 아니고, 검찰총장에서 대선으로 직행한 그가 정말 옳았는지에 대해서는 이미 대선에서 백성들이 판단해서 선택했다. 이거야말로 법치주의를 역행하는 정부에 대한 백성들의 심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쯤에서 조직이나 기구를 탓할 것이 아니라 외압을 행사하고자 했던 권력자 스스로를 반성해 보는 것이 빠를 것 같다. 그것은 비단 검찰이나 경찰 등등의 법 집행기관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자신을 비롯한 친인척, 심지어는 지인들의 편의를 봐주기 위해서 휘둘렀던 권력의 온갖 잡다한 외압과 돈 앞에 굴복하고 휘둘렀던 권력의 외압이나 외압을 받지 않고도 돈에 굴복했던 집행자 등등이 먼저 번성하는 것이 제도나 기관과 기구를 탓하는 것보다, 벗어나는 법치주의에서 이루어질 정의를 제자리로 돌려놓기에 훨씬 빠를 것 같다는 생각이다.
모름지기 법이 나빠서 백성이 피해를 본 적이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 같다. 법을 집행하는 사람이 정말 실수해서 억울하게 희생된 사람도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 같다. 알면서도, 빤히 누구 잘못인지 알면서도 힘없는 이에게 그 추를 더하고 법의 해석을 불리하게 함으로써 억울하게 당하게 하거나 똑같은 죄를 짓고도 돈과 권력이 있으면 그 돈과 권력을 이용해서 빠져나가는 수법으로 차별을 둔 일들이 더 많을 수도 있다.
법이 있으면 정의가 실현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방관만 해서는 안 된다. 권력자들이 정의를 구현하려고 하지 않는다면 백성들 스스로 법과 정의를 실현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아무리 자본주의라고 해도 정의는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은 권력이나 재벌이 아니고 바로 모든 백성 스스로라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언론까지 편파보도로 억울하게 하는 일들도 비일비재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양심 있는 언론과 행동하는 지식이 있기에 우리가 존재한다는 확신을 갖고, 법이 있으니 정의는 이루어질 것이라는 희망을 버려서는 안 된다.
그리고 그 희망의 주체는 바로 나여야 한다. 내가 무너지면 법도 정의도 무너지는 것이다. 나에게는 그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민주주의의 꽃인 투표권이 있기 때문이다. 대선은 끝났지만 만일 법치주의를 역행한다면 언제든지 심판의 날을 세울 수 있는 투표권을 우리는 갖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칼럼니스트/영토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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