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록적 폭염, 당신의 체온은 안녕하십니까

맹화찬 기자

a5962023@naver.com | 2026-08-10 15:56:14

김남용 동래소방서 홍보교육계장

올여름은 연일 이어지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전국 곳곳에서 온열질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이제 폭염은 단순히 불쾌감을 주는 더운 날씨가 아니라 우리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자연재난으로 인식해야 한다.

특히 고령자와 영유아, 만성질환자는 물론 야외에서 근무하거나 운동하는 사람들도 온열질환 위험에 쉽게 노출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온열질환은 고온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면서 우리 몸의 체온 조절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이다. 대표적으로 열경련, 열실신, 열탈진, 열사병 등이 있으며 두통, 어지럼증, 심한 갈증, 근육경련, 메스꺼움, 피로감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을 단순한 더위 탓으로 여기고 활동을 계속하면 상황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 의식 저하와 경련, 다발성 장기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열사병으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온열질환을 예방하려면 폭염특보가 발효된 날에는 한낮 야외활동을 가급적 피하고, 갈증을 느끼기 전부터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통풍이 잘되는 밝은색 옷을 입는 등 기본적인 예방수칙을 생활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예방만큼 중요한 것이 온열질환이 발생했을 때의 신속한 대처다.

주변에서 온열질환이 의심되는 사람을 발견했다면 가장 먼저 시원한 장소로 옮겨 직사광선을 피하도록 해야 한다. 옷이나 보호장비는 느슨하게 하거나 벗겨 체온이 쉽게 발산될 수 있도록 하고, 젖은 수건이나 물로 피부를 적신 뒤 선풍기나 부채로 바람을 쐬어주는 증발냉각을 시행하면 체온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얼음주머니나 차가운 물병이 있다면 목과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 큰 혈관이 지나가는 부위에 대어 냉각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환자의 의식이 명료하고 구토 증상이 없다면 물이나 이온음료를 조금씩 여러 차례 마시게 해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하도록 한다. 반대로 의식이 흐려지거나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경련을 하거나 반복적으로 구토하는 경우에는 절대로 음료를 억지로 먹여서는 안 된다. 기도로 흡인돼 상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열사병이 의심된다면 지체하지 말고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 의식이 떨어지거나 이상행동을 보이고, 피부가 뜨겁고 건조해지거나 체온이 매우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면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상황일 가능성이 높다.

이때는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냉각을 멈추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응급처치에서는 ‘먼저 체온을 낮추고, 신속하게 병원으로 이송한다(Cool First, Transport Second)’는 원칙이 강조될 만큼 초기 냉각이 환자의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친다.

또한 환자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살펴야 한다. 의식과 호흡을 확인하고, 의식은 없지만 호흡이 있다면 기도를 확보한 뒤 회복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호흡이 없거나 비정상적인 호흡을 보인다면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고, 자동심장충격기(AED)가 있다면 음성 안내에 따라 사용해야 한다.

폭염 속에서는 누구도 온열질환의 위험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건강하다고 방심해서도, 가벼운 어지럼증이나 피로감을 단순한 더위로 넘겨서도 안 된다.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올여름, 나와 가족, 그리고 주변 사람의 체온과 건강을 한 번 더 살피는 작은 관심이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맹화찬 기자 a59620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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