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면 바로 콧물 시작…한국의 비염, 가을이 유독 힘든 이유

마나미 기자

| 2026-09-10 19:20:25

-수면·집중력 저하뿐 아니라 중이염·부비동염·천식과도 연결
-반복되는 비염, 개인별 증상, 나이, 전신 상태 고려한 맞춤 치료 필요

[로컬세계 = 마나미 기자]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이 드디어 끝났지만 선선한 날씨가 반갑지만은 않은 사람들이 있다. 바로 비염 환자들이다. 한국의 가을 비염 발병 증가폭은 매우 폭발적으로, 비염뿐 아니라 중이염, 부비동염, 천식의 발병률도 덩달아 급증하여 상기도 건강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김민희 교수의 도움말로 가을철 비염의 주요 증상과 치료, 관리법에 대해 알아본다.

알레르기비염 그래프

사계절 뚜렷한 한국, 가을의 큰 일교차로 비염 급증

알레르기 비염은 꽃가루나 집먼지진드기 같은 특정 알레르겐에 의한 면역반응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코점막은 혈관과 자율신경이 풍부해 온습도 변화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민희 교수 연구팀이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자율신경 기능을 분석한 연구에서도 질환의 중증도와 지속기간에 따라 자율신경 반응에 차이가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연중 기온 변동 폭이 크고 봄·가을 환절기에 기온이 가파르게 변해 코점막에 상당한 부담을 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알레르기성 비염(J30) 진료 인원은 2025년 기준 8월 약 68만 명 수준에서 9월과 10월에는 각각 약 115만 명으로 급격히 상승하는 양상을 보였다.

생애주기별 비염 관리해야 하는 이유

소아기에 시작된 비염은 성장하며 호전되기도 하지만, 상당수는 청소년과 성인기까지 이어진다. 특히 코막힘으로 인한 수면 부족은 성장기 아이의 신체 발달과 학습 집중력을 크게 떨어뜨린다. 이러한 증상이 성인기까지 지속되면 만성 피로를 유발하며, 장기적인 수면 및 삶의 질 저하는 노년기 인지력 저하로도 이어질 수 있다.

비염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합병증이다. 눈이 가려워지는 알레르기 결막염, 더욱 심한 코막힘과 후비루를 동반하는 부비동염, 귀가 먹먹해지는 이관장애와 중이염, 그리고 천식에 이르기까지 비염으로 인해 병발되는 질환은 매우 다양하다.

알레르기비염 합병증

알레르기 비염 한의약 치료, 항염증·항알레르기 효과 확인

잘 낫지 않는 만성 비염에는 장기 치료에도 부작용 부담이 적은 한의학 치료가 대안이 될 수 있다. 강동경희대학교한방병원 김민희 교수팀은 임상 연구를 통해 한약, 침, 뜸을 아우르는 한의학 치료가 알레르기 비염에 탁월한 개선 효과가 있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연구팀이 항염증·항알레르기 효과가 뛰어난 한약(형개연교탕, 소청룡탕)을 투여한 결과, 복용 2주 만에 콧물과 코막힘 등 주요 증상이 눈에 띄게 호전됐다. 특히 4주 복약 종료 후 8주가 지난 시점까지도 호전 상태가 꾸준히 유지되며 우수한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또한, 환자마다 다른 자율신경 특성을 고려한 개인별 맞춤 치료가 필수적이라는 점도 함께 밝혀냈다.

원인 다스리는 맞춤형 한약과 침·뜸 치료

한의학에서는 알레르기 비염을 코에 국한된 증상으로만 보지 않는다. 증상의 반복 시기와 양상, 환자의 체력과 체질(허실·한열)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한약과 침·뜸으로 면역과 자율신경을 전신적인 관점에서 조절한다. 나아가 봄엔 이완, 여름엔 절제, 가을·겨울엔 수렴을 중시하는 ‘양생(養生)’의 원칙을 더해 계절에 대한 몸의 적응력을 기른다. 치료와 예방을 하나로 잇는 것이 한의학적 접근의 핵심이다.

이러한 치료는 2021년 제정된 ‘알레르기 비염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표준 기준으로 체계화됐다. 또한, 정부가 첩약(한약)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있어 장기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도 한결 가벼워졌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김민희 교수가 한 여성환자를 위해 진료상담하고 있다.

건강한 호흡을 지키는 일상 속 예방법

비염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실내 온도를 높이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실내외 온도 차가 너무 커도 자율신경이 자극을 받으므로 20~22도의 온도를 유지하고, 습도는 50~60%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김민희 교수는 “기후 변화로 인한 자극을 완전히 차단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내 몸의 면역력과 적응 능력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며 “평소 충분한 수분 섭취와 규칙적인 운동으로 기초 체력을 기르고 내 체질에 맞는 치료를 받는 것이 호흡기 면역력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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