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세계 최도형 기자]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극지연구소가 남극에서 신종 생명체 채취에 성공했다.
극지연구소는 이번 남극 중앙해령을 탐사에서 세계 최초로 남극 중앙해령 열수 분출구를 발견하고 신종 생명체 ‘키와 게’와 남극 심해 ‘일곱 다리 불가사리’ 채취에 성공한 것.
극지연구소에 따르면 이번 탐사성과는 극지연구소 박숭현 박사팀이 미국 해양대기청,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원용진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이뤄냈으며 국제 학술지인 ‘Geochemistry, Geophysics, Geosystems’ 8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특히, 거친 해황 때문에 중앙해령 연구 선진국들조차 접근을 어려워했던 지역에서 얻어낸 결과로서 남극권 중앙해령 탐사의 새로운 길을 개척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극지연구소가 이번에 발견한 열수 분출구 지대에 대해 ‘안개 낀 항구’를 뜻하는 ‘무진(霧津)’으로 명명했다.
‘무진’은 김승옥 작가의 대표적 단편 소설 ‘무진 기행’에서 따온 것으로서 열수가 퍼져나가면서 주변이 마치 안개가 낀 것 같은 상태가 됨에 따라 이름 붙이게 되었다.
또, 이번 탐사에서 체취한 신종 열수 생명체 ‘키와 게’(Kiwa 속 게)와 남극 심해 ‘일곱 다리 불가사리’(Paulasterias 속 불가사리)가 열수 생명체들로 확인, 남극권에는 저위도 중앙해령과 구분되는 새로운 열수 생태계 구역이 존재할 가능성이 확인된 것이다.
이번 탐사의 성과와 관련해 남극의 여름이라는 한정된 기간, 거친 해황 때문에 중앙해령 연구 선진국들도 접근을 어려워했던 지역에서 극지연구소가 아라온호를 활용해 얻어낸 성과로 국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한편, 남극 대륙은 중앙해령으로 둘러싸여 있고 지구 전체 중앙해령 중 1/3을 차지할 정도로 대규모인데도 불구하고 너무 멀고 해황이 거칠어 접근이 쉽지 않았기 때문에 탐사가 거의 진행되지 않았다.
따라서 현재까지 발견된 열수 분출구는 주로 저위도 중앙해령에 한정되었으며 열수 생명체의 채취 역시 이 지역에 한정, 열수 분출구가 해수 조성에 미치는 영향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남극권 열수 분출구의 분포 파악과 특성 규명이 필수적이었다.
지금까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저위도 중앙해령에서 발견된 열수 생명체는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의 주요 대양 열수 생물들의 군집 구성과 특성이 모두 다른 것으로 확인, 매우 큰 다양성을 보이고 있다.
특히 동·서태평양은 같은 태평양임에도 열수 생물과 생태계의 특성에서 큰차이가 나타나 이 두 지역의 중앙해령을 연결하는 태평양과 남극 사이에 위치하는 남극중앙해령은 지구 중앙해령 시스템 내에서 제일 긴 구간이면서도 지금까지 연구가 제일 안 된 곳이라 심해 열수 생물학계의 미개척 지역으로 남아 있었다.
결과적으로 전 지구 중앙해령을 따라 분포하는 열수 생명체의 이동과 진화를 총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남극 중앙해령에 대한 체계적인 탐사가 요청되는 상황이다.
이번 탐사와 관련해 극지연구소 박숭현 박사는 “이번 탐사는 4~5m를 넘나드는 파도와 강풍이 부는 지역에서 이뤄낸 결과로서 남극권 열수 분포와 열수 생태계 연구에 중대한 첫발을 내딛게 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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