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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불교승가청년연합 총재 상산 |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유엔에서 음력 4월 15일을 '유엔 웨삭데이'로 지정하였다는 사실이다. 1999년의 일이다. 이로써 웨삭 데이는 크리스마스와 함께 세계의 성스러운날 ‘홀리데이(성일)’가 된 것이다. 북방불교국가의 행사일인 음력 4월 8일이 채택되지 않고 남방북교국가의 행사일인 4월 15일이 채택 되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내포 하고 있다고 본다. 세계불교의 중심지가 북방불교국가가 아니고 남방불교국가라는 사실이고 또 하나는 정통성이 남방불교에 있다는 것을 알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은 메이지 유신이후 음력을 사용하지 않은 관계로 석가탄신일조차 양력 4월 8일로 지내고 있다. 한편 1999년 UN은 부처님 오신 날을 공식 기념일로 정해 UN본부와 전 세계 UN사무소에서 기념행사를 하고 있다. UN의 기념일은 1998년 스리랑카에서 개최된 세계불교도회의에서 결정한 양력 5월 중 보름달이 뜨는 날을 부처님 오신 날로 삼는 것에 따랐다. 즉 각 나라마다 석가모니의 탄신 기념행사가 각각 다른 날짜에 열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석가모니의 탄생연도와 날짜가 이렇게 다른 것은 무엇 때문일까? 불교가 각 나라에 전파되면서 보여지는 특징 중의 하나는, 석가모니의 가르침에 교조적으로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신앙 활동의 풍토를 발전시켰다고 하는 점이다. 따라서 깨달음을 찾아가는 수행의 과정에서 석가모니의 탄생 연도와 날짜 자체가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그 결과 다른 종교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부처님 오신 날'이 공휴일로 지정된 것은 1975년의 일이었다. 1945년 미군정에 의해 크리스마스가 국가공휴일로 지정된 지 무려 30년이 지난 후의 일이다. 불교계에서 종교의 형평성을 들어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이루어진 일이었다.
남방불교는 한국불교의 단점을 보완하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기복 불교 내지는 방편불교화되어 있는 한국불교에 있어서 남방불교를 접하는 것은 신선한 충격이다. 특히 교학체계와 수행 방법에 있어서 더욱 더 그렇다. 초기 불교가 유행하다 보니 대승경전보다 이제는 니까야의 권위를 더 높이 쳐주는 것 같다. 그리고 어려운 한자 용어보다 빨리어 용어를 사용 하는 것이 더 고상해 보이기도 한다.
바로 이런 점이 글로벌 시대와 인터넷 시대에 가장 큰 변화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가장 획기적인 변화는 아마도 수행방법일 것이다. 단지 알아차리기만 하면 된다는 위빠사나가 바로 그것이다. 즉 '알아차림'이라는 단순한 방법으로 시작하지만 이 수행을 통하여 집중과 지혜가 성숙하여 탐진치가 소멸하면 수행의 가장 높은 경지인 열반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남방불교의 열풍은 거세다. 특히 인터넷시대가 되면서 그 열기는 더욱 더 확산되는 듯한 느낌이다. 그 이전 까지만 해도 남방불교는 소승이라고 하여 불교 취급도 하지 않았던 관행이 있었다. 그와 같은 대표적인 예가 대승경전에서 볼 수 있다. 그리고 교상판석에서는 노골적으로 낮게 보고 있다. 즉 반야경 법화경 화엄경 열반경과 같은 대승경전을 상위에 두고 아함경과 같이 근본불교의 가르침을 담은 경전을 가장 낮은 단계로 두었기 때문이다.
또한 대승보살사상이야말로 불교가 추구해야 될 근본 사상으로 여기고 자기 자신만의 해탈을 목적으로 하는 소승불교를 폄하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대승보살사상을 추구 한다는 스님들은 가장 소승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심산유곡에서 상구보리는 열심히 하지만 대승의 근본 가르침인 하화중생은 실종되어 있는 것이다.
대승보살 사상을 실천해야 할 수행자들이 심산유곡에서 언제 깨우칠지 모르는 화두를 들고 있을 동안 시대는 많이 변하였다. 정보통신과 교통의 발달로 전 세계가 글로벌화된 것이다. 이런 영향으로 인하여 필연적으로 남방불교와 접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특히 한국불교에 한계를 느낀 사람들이 대거 남방으로 직접 날아가서 소승이라고 비하해 마지않았던 상좌부 불교를 배워 오기 시작하였다. 그 결과 남방상좌부 불교에 숨겨진 보물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더이상 격의화된 중국 불교에 의지하지 않아도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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