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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해양생물자원관 김하나 박사 |
전 세계적으로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은 자생 해양생물의 보전과 복원에 힘쓰고 있다. ‘해양생물다양성’은 해양생태계 내 생물종(speceis)의 다양성과 유전적 다양성뿐만 아니라 서식지 생태계의 다양성을 포함한다. 이는 식량공급이나 기후조절, 생태관광 등 인류 생존과 경제적 혜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2024년 지구생명보고서(Living Planet Report, LPR)에 따르면, 지난 50년 동안(1970~2020) 전 세계 야생동물 개체수가 평균 73%로 감소했으며, 이 중 해양생물 개체수는 5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감소세로 인해 해양생물다양성 보전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으며, 국제 사회는 생물다양성 손실을 막기 위한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해양생물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자국 내 해양생물의 멸종 위험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1992년 ‘생물다양성협약(CBD;생물다양성협약: 생물다양성 보전, 생물다양성 구성 요소의 지속가능한 이용, 유전자원 이용에서 발생한 이익의 공정하고 공평한 공유를 목적으로 함)’ 체결 이후, 생물다양성 보전과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국제적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해양생물다양성 보전 전략 수립과 생물자원 확보·관리는 각국의 핵심 과제로 자리 잡았다.
전 세계적 노력, IUCN 적색목록 및 국가적색목록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자연보전·생물다양성·기후변화 등 지구환경 문제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연합(UN)의 지원을 받아 설립된 국제단체)은 전 세계 야생생물의 멸종위험을 평가하여 적색목록(Red List, RL)을 발표하며, 멸종 위험도에 따라 9개의 범주로 구분한다. 이 목록은 생물의 분포·서식현황 등을 근거로 하여 과학적으로 멸종 위험 정도를 평가한 자료로, 멸종위기종 관리와 보전 정책 수립에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IUCN은 지역 고유종의 멸종 위험을 평가하기 위해 지역적색목록(National Red List) 평가 지침을 발간하여, 국가 또는 지역 단위에서 특정 종의 멸종위험 상태를 평가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지역적색목록은 지역별 멸종위기종 관리를 돕는 자료로 활용되며, 국가적 생물다양성 보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2024년 기준, IUCN은 전 세계 163,040종에 대한 멸종위기종 평가를 완료했으며, 이 중 45,321종이 멸종위기종으로 기록되었다. 이러한 데이터는 생물다양성 보전 관련 국제 회의 및 협약에서 생물종의 보호관리 실태를 파악하는 정보로 이용되며 종을 평가하는 기초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에 발맞춰 자국의 생물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에 동참하고 있다. 산림청은 2008년 국내에서는 최초로 우리나라 희귀식물에 대한 국가적색목록 사업을 시작하였으며, 환경부는 2011년부터 국내 자생생물 중 10개 분류군(조류, 어류, 양서·파충류, 포유류, 관속식물, 연체동물, 곤충-나비목, 곤충-딱정벌레목, 곤충-수서곤충류, 거미)을 대상으로 국가적색목록을 구축하고 있다. 다만 해양생물에 대한 멸종 위험성 분석은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국내 해양생물 보전 현황과 과제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국내 해양생물의 체계적인 보전·관리를 위해 IUCN의 지역적색목록 평가 기준을 활용하여 국내 서식 해양생물의 멸종 위험성을 분석하는 사업을 올해 시작했다. 이러한 평가 결과는 해양생물종의 보존 상태 및 동향 파악이 가능하고, 가장 큰 위협을 받고 있는 종이나 생태계 식별이 가능하며, 보전 계획과 우선순위 설정 등 우리나라 자생 해양생물에 대한 위기 척도를 판단하는 또 하나의 근거자료로 활용될 것이다. 국제사회에서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이러한 노력은 우리나라 해양생물다양성 보호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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