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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통신사 행렬도(일부) 나가사키현립 대마역사민속자료관 소장. |
[로컬세계 이승민 특파원]한일평화문화교류의 상징 '조선통신사 기록물'이 10월 31일, 유네스코에 등록이 결정되자 일본의 미디어들이 일제히 축하 보도했다.
NHK를 비롯한 미디어들은 “에도막부는 조선과의 국교를 회복, 1607∼1811년까지 12회에 걸쳐 500여 명으로 구성된 조선통신사가 방일했다. 조선 왕조가 일본에 파견한 외교사절단의 외교기록이나 여정의 기록을 유네스코가 귀중한 역사자료로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사료로는 외교기록, 여정의 기록, 문화교류 기록 등 총 111건 333점, 한국 측은 사행록(통신사의 일기), 문화교류 중에 만들어진 시화 등 63건 124점. 일본 측은 ‘조선 국서’, ‘조선 두루마리 그림’ ‘기록화’, ‘아메노모리 호슈’의 관련 자료 등 12도부현에 있는 48건 209점이다.
조선통신사영접소 그림을 대대로 소유해온 나가사키현 이키시에 사는 도히 준코(土肥純子77)씨는 이키에서 조선통신사 일행을 접대하는 당시의 시설 그림을 소장하고 있다. 가로 163cm, 세로 79cm로 숙박했던 방이나 부엌 등 방의 배치가 상세하게 그려져 있다.
도히씨는 “선조가 귀중하게 보관하라며 대대로 전해 내려온 선조의 물건이지만 후세에 남기기 위해 시립 이키고쿠박물관(一支国博物館)에 기증하고 싶다”고 말했다.
나가하마시(長浜市)의 아메모리 호슈(雨森芳洲)와 관련된 자료 36점이 포함되어 나가하마 시청에도 축하 현수막이 설치되었다.
아메노모리 호슈는 에도 중기에 대마도 번의 조선담당 외교부 일을 맡다가 부산으로 건너가 조선어를 공부했다. 일본에 돌아와 ‘조선어입문’을 발간, 조선어를 가르쳤고 1720년에는 조선 경종왕의 즉위를 축하하는 사절단으로 부산을 통해 조선왕의 축하행사에 참가했다. 1729년에는 특사로 부산 왜관에서 근무했고 1734년에는 ‘조선외교의 마음가짐’이란 책을 발간했다.
후쿠야마시(福山市) 도모초의 다이초로(対潮楼)에서도 후쿠야마시와 한국 총영사관의 관계자 등이 참석, 세계기록유산 등록을 축하했다.
후쿠야마시 토모노우라(鞆の浦)에는, 조선통신사 사절단이 11회 방문한 기록이 있는데 다이초로에서 내려다 본 전망을 일동제1경승(日東第一景勝)이라고 칭찬한 묵서 등, 6점이 후쿠야마시에 현존하고 있다.
조선 통신사 일행이 2회 방문해 숙박한 시즈오카시 시미즈구의 세이켄지(清見寺) 에서도 축하연이 열렸다.
이곳 사찰에는 아름다운 경치를 읊은 한시, 절을 한마디로 표현한 편액, 필담에 의한 대화나 시문의 창화 등 이 사찰의 주지승과 문화를 교류하던 당시의 모양을 엿볼 수 있는 시와 그림이 보관돼 있다.
조선통신사는 200년이 넘게 지속됐던 한일 우호 평화문화교류의 상징이다. 한양에서 에도까지 4500km의 먼 거리를 걸어서 국서교환 등 외교뿐만 아니라, 학문이나 문화교류를 펼쳤던 관련 기록은 세계에서도 그 유례를 찾기 힘든 모범사례다. 한국과 일본은 물론 인류가 보존해야 할 가치 있는 기록유산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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