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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길재 부산지방보훈청 총무과장. |
지금으로부터 112년 전, 1910년 8월 29일 한반도는 일본에 의해 강제 병합된다. 물론 그 이전부터 대한제국의 국운은 쇠하고 있었으나, 대한제국의 운명은 ‘경술국치일’로 그 끝을 다하게 된 것이다.
‘식민지 조선’을 통치하게 된 일제는 한반도 전체를 짓밟으며, 자신들의 통치를 정당화해 나갔다. 이러한 일제의 불법적이고 강제적인 통치에 대항해 많은 선열들이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쳤으며, 이러한 독립운동은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미국, 유럽, 동남아 등 세계 곳곳에서 전개됐다.
일제에 맞선 독립운동은 숭고한 것이었지만 자신의 삶을 내던질 수밖에 없는 슬픔이기도 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갔다. 서대문형무소에 남아있는 사형장과 ‘통곡의 미루나무’는 당시의 슬픔을 기억하고 있으리라.....
선열들의 희생으로 지켜주신 지금의 대한민국은 100년 전의 대한제국이 아니다. 세계 10위 안에 드는 경제 대국이자, 군사 대국이다. 광복 후 77년 동안 쉼 없이 달려오며 선진국의 반열에 오른 것이다. 지난날의 아픔을 간직하고 잊지 않았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하지만 100여 년의 시간이 흐른 만큼, 지난날의 아픔과 선열들의 나라 사랑 정신이 점차 희미해져 가는 것 또한 사실이다. 생각해보면 위안부와 강제징용의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100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과거의 문제가 우리에게 남아있는 것이다. 때문에 역사문제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또한 여러 문제는 꼼꼼히 살펴 새로운 100년을 향한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100년 전 우리는 동북아의 힘없는 국가로 이루 말할 수 없는 고난과 시련을 겪었다. 이러한 아픈 과거를 뼈저리게 성찰하며 역사를 거울삼아 새로운 100년을 향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 광복회 부산시지부는 경술국치일을 맞이해 ‘찬 죽’ 먹는 행사를 개최한다. 일제의 시퍼런 칼날에도 굴하지 않고 국내외에서 풍찬노숙하며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하신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의 독립정신을 잊지 않고 새로운 100년을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다짐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부산은 백산 안희제 선생 등 독립운동가가 150명이 넘고, 일신여학교 만세운동을 시작으로 3.1만세운동과 학생독립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된 곳이다. 그러나 부산의 항일 독립투쟁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알리기 위한 기념시설이 없어 항일 독립정신을 매개로 지역민이 소통할 수 있는 기념・교육 공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광복회 부산시지부는 지난 2020년 건립추진위원회를 출범하고 부산독립기념공원 및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부산시에도 건립 타당성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을 마친 상태이다. 부산독립운동기념공원이 하루빨리 조성돼 부산시민들이 편안히 쉴 수 있고 선열들의 헌신과 희생을 되새길 수 있는 독립운동의 성지가 됐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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