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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 |
필자는 영토분쟁의 소지가 있는 영토의 주권자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영토문화론에 의한 문화주권자가 문화영토론에 의해 영토권자가 되어야 한다는 이론을 최초로 정립하여 「문화영토론에 의한 대마도의 영토권 연구」라는 논문으로 대마도가 우리 한민족의 영토임을 규명하여 박사학위를 취득한 이래, 만주에서 대마도까지 우리 한민족의 영토라는 것을 많은 논문과 강의 등을 통해서 주창하며 증명해 왔고, 지금까지 만주가 우리 한민족의 영토라는 주제의 “중국 바로보기” 칼럼 역시 그 이론을 기조로 연재했다. 혹시 그 이론이 생소한 독자들이 있을 수도 있기에 그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알기 쉽고 간단하게 설명해 본다.
‘문화영토론’은 일정한 영토의 영토권자는 그 영토에 뿌리를 내리고 꽃피운 문화의 문화주권자가 바로 영토권자라는 이론이다. 문화는 지금 이 순간 우리가 누리는 모든 것이고, 그 문화가 보편성을 갖고 상속적으로 이어지는 것이 역사이니, 문화주권자가 바로 역사의 주인으로 그 문화와 역사가 형성된 영토의 주인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런데 문화가 너무 광범위하여 모든 문화로 영토권자를 규명할 수 없는 관계로, 일정한 집단이 일정한 영토에 정착한 것을 의미하는 고대 농경시대부터 누리던, 영토에 내재 된 문화를 그 기준으로 삼아 문화주권자를 규명하자는 이론이 바로 ‘영토문화론’이다. 최근에 필자의 이론에 부응하는 것처럼 ‘문화영토론’을 인용하는 분들을 보기는 했는데, 안타깝게도 필자의 이론을 완전히 소화하지 못하고 무언가 어색한 주장을 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왜냐하면 ‘문화영토론’을 주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할 ‘영토문화론’을 등한시하기 때문이다.
‘영토문화론’은 영토에 뿌리내리고 있는 문화의 주권자를 가리는 이론으로 ‘문화영토론’을 주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이론이다. 본 칼럼에서 다루는 만주를 예로 들자면, 만주에 뿌리내린 매장문화, 지명문화, 지적문화, 민속문화 등 긴 세월 동안 축적되어 온 만주 고유문화들의 특성이 만주 영토문화의 특성이다. 그리고 특성이 정의되고 나면, 그 영토문화의 문화주권자를 가리기 위해서 주변의 나라나 민족의 영토문화 특성과 비교해 보아야 한다. 만주의 영토문화를 그 주변국인 우리 한반도와 중국대륙, 러시아의 문화와 특성을 비교하여 일치하는 나라나 민족이 그 문화의 주권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러 가지 문화를 비교 분석한 결과 만주의 영토문화는 우리 한민족이 대를 이어 살아온 한반도의 영토문화와 일치한다는 결론이 도출되었다. 따라서 만주 영토문화의 문화주권자는 우리 한민족이고, 문화주권자가 역사의 주인으로 영토권자가 된다는 ‘문화영토론’에 의해 만주의 영토권은 우리 한민족에게 귀속되어야 하는 것이다.
‘문화영토론’이나 ‘영토문화론’의 이론이 이해하기 힘들다면, 문화와 역사와 영토의 상관관계를 우리 몸과 비교하면 이해하기가 훨씬 쉽다.
문화는 끊임없이 발생하고 소멸하는 것으로 그 개체 수를 헤아리기조차 어렵다. 문화가 어우러지는 것이 우리의 생활이며, 문화가 축적되는 것이 역사다. 문화와 역사는 우리 생활 그 자체이므로 그것이 형성되는 곳이 바로 영토이며, 일정한 영토의 영토권자는 그 영토에 살아 숨 쉬는 영토문화와 역사의 주인이다. 물론 그 문화와 역사는 보편성과 상속성을 갖음으로써 누가 봐도 일정한 영토의 문화와 역사로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몸의 수많은 세포는 각각의 기능을 발휘하여 우리 몸이 생각하고 움직이게 하는 문화다. 그리고 그 세포들이 모여서 이룬 각각의 부위들은 문화가 축적된 역사다. 또한 문화와 역사의 주인이 영토이듯이 세포가 어우러져 이룬 부위들이 합쳐져 만든 것이 바로 우리 몸 그 자체로 내 몸의 주인은 바로 나이니, 누가 봐도 나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나다.
나 자신이라는 고유한 개체의 몸 안에서 보편적인 세포들이 어우러져 만든 신체의 각 부위에 의해서 생각하고 활동하는 것이 바로 내 몸이듯이, 보편적 고유성과 상속성을 소유한 영토문화와 역사의 주인이 바로 영토의 주인이다.
우리가 역사를 연구하고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는 가장 큰 이유는, 조상 대대로 광활한 영토 만주에서 대마도까지 찬란한 문화를 꽃피우던 시절을 부활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역사를 연구한다거나 우리 한민족의 영토가 원래는 만주를 넘어 한족 중국의 본토까지라는 등 활기차게 외치는 것 같다가도, 막상 만주의 영토권이 우리 한민족에게 귀속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만 나오면 꼬리를 내리고 외교 문제 어쩌고 하는 비열한 이들이 우리 주변에는 참 많기도 하다.
동북공정이 마치 역사문제에 국한되고 영토 문제는 별거라는 식으로 얼버무리는 부류들도 있다. 심지어는 그렇게 주장해 봤자 그 영토를 수복할 수도 없는데 공연히 문제를 만들어서 경제적 압박만 받을 이유가 있느냐는 족속들도 있다. 필자는 단언하건대 그들이야말로 식민사학자들보다 더 악랄한 매국노들이다. 설령 지금은 국력이 약해서 잘못 설정된 영토를 올바르게 돌려놓을 수 없지만, 적어도 힘이 생기는 날에는 바로 잡을 수 있는 근거라도 마련해 놓아야 한다. 역사라는 과거를 과거에 묶어두지 않고 미래의 자산으로 삼자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역사는 과거가 아니라 미래’라고 하는 것이다.
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칼럼니스트/영토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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