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선인 희생자 추모법회 불단에 조선인 희생자 유골 35구가 올려져 있다.(사진= 이승민 특파원) |
[로컬세계 이승민 특파원]광복절을 사흘 앞둔 지난 12일, 일본 도쿄도(東京都) 히가시무라야마(東村山)시 고타이라역(小平駅) 근처에 위치한 사찰 국평사(國平寺)에서 일제 강제연행 조선인희생자 유골봉환 추모법회가 열렸다.
이날 추모법회는 일제 강점기에 일본으로 끌려가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희생된 한국인 유골 35구를 76년 만에 고국으로 환향하게 되는 송별추모식이다.
유골 35구는 14일 한국에 도착해 김포공항에서 환향 행사를 가진다. 그 후 다음날인 광복절에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국민 추모제를 개최하고 서울시 묘지 승화원에 유골을 모실 예정이다.
![]() |
▲ 윤벽암 스님이 조선인희생자 유골봉환 추모법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이승민 특파원) |
국평사 주지 윤벽암 스님은 "억울하게 일본 땅에 끌려왔다가 숨지신 분들을 이제라도 고향 땅에서 모실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남과 북이 함께 강제연행 희생자의 유골을 고국으로 보내는 일에 적극적으로 힘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 |
▲추모법회 중 유골을 들고 국평사 경내를 돌고 있다.(사진=이승민 특파원) |
추도 법회의 마지막 순서로 참가자들이 유골을 들고 사찰 경내를 한 바퀴를 돌며 고인들의 넋을 위로하고 그동안 머물던 국평사와 송별의 시간을 가졌다.
지난해 국평사와 국내 사회단체는 국평사에 모셔온 조선인 101구의 유골을 봉환하기로 합의했으며 지난해 삼일절에 1차 33구, 광복절에 2차 33구의 귀향에 이어 이번 유골 35구는 3차 귀향이다.
![]() |
▲기쿠치 씨가 자신이 만든 일제 강제징집 군인군속자 명부를 들고 참석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사진=이승민 특파원) |
한편 이날 일제 강제연행 조선인희생자 유골봉환 추모법회와 함께 일제시대 일본군 군인·군속으로 소집돼 사망한 조선인에 대한 공양회도 열렸다. 일본에서 군인·군속 희생자 추모법회는 처음 있는 일이다.
특히 이날 참석한 일본인 기쿠치 씨는 20여년에 걸쳐 조선인 군인·군속 징집자의 명부를 수작업으로 정리해 책으로 출판했다. 이 책 역시 처음 정리된 책으로 2만2000여 명의 성명, 생년월일, 본적지까지 자세히 기록돼 있다.
이날 추모회에 참석한 도야마 씨는 “아직도 조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일본 땅을 방황하는 조선인 희생자들의 영혼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며 “일본인의 한 사람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로컬(LOCAL)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