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덩굴로 포위된 채 전시실로 사용되는 건물의 모습.(사진=한상길 기자) |
[로컬세계 한상길 기자]충남 당진시 순성면에 위치한 아미미술관은 당진의 지역문화의 공간으로 미술인만이 아니라 음악, 문화, 건축 등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미술관은, 과거 농촌학교인 유동초등학교가 폐교됨에 따라 작가 박기호, 설치미술가 구현숙씨가 1994년에 이를 임대 후 매입 등의 절차를 거쳐 가꿔오다가 2010년에 미술관으로 등록하면서 지금에 이른 곳이다.
▲책상과 의자를 이용한 전시실 내부의 설치미술 한 장면. |
▲본 건물 전시실의 통로 천정을 장식하고 있는 모빌 작품. |
교실이었던 5곳은 전시실로 탈바꿈돼 평소에는 상설전시장으로 활용해 기획전을 유치고 있다. 4곳은 레지던스 작가들의 작품 활동이나 전시 또는 미술관에서 이루어지는 행사를 위한 작업실이다.
내부의 각 전시실 및 작업실의 바닥과 이들로 통하는 복도에는 마룻바닥으로 남아있어 예전 학창시절 바닥에 초 칠을 해서 광을 냈던 기억을 생생하게 떠오르게 한다.
▲화단의 식물로 뒤덮인 창문의 외부모습. |
이 건물의 외벽은 담쟁이덩굴이 감싸고 있어 인공구조물의 냄새가 전혀 없다. 여기에 건물 창문은 내외부에서 볼 때 공히 그 자체가 자연적인 하나의 작품이다. 창문을 통해 담쟁이덩굴의 덩굴손이 전시실 내부로 이리저리 넘나들며 천연적 설치작품을 펼쳐 보이는가 하면 외부로는 창문이 마치 비밀의 성을 엿볼 수 있는 숨은 비밀통로로도 보이기도 한다. 또한 화단의 꽃과 함께 어울려 더욱 맛깔스러운 풍경도 보여준다.
의도적으로 담쟁이덩굴을 비운 외벽의 부분에는 타일 조각이나 단순한 그림을 그려놓아 마치 벽화마을의 일부인 느낌도 느낄 수 있다.
▲배롱나무 아래서 바라본 벽체의 그림이 벽화마을의 작품을 연상케 한다. |
초록이 깔린 운동장을 포함한 야외전시장은 평소 자연학습장으로 활용하며 야외 조각 및 설치미술 작품들이 숨어있다.
이 건물의 뒤쪽에 위치한 한옥은 전통가옥을 복원해 선조의 생활도구 및 생활상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전시 공간과 레지던스 작가들의 숙소이다. 그 옆으로는 벽돌로 치장한 카페가 자리하는데 창틀에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올망졸망 떼 지어 앉아있다.
▲카페 창문틀을 장식하고 있는 소품들 |
이곳은 작품 관람객 이외에 입소문을 듣고 온 카메라를 든 개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고 있으며, 간혹 웨딩촬영이 이뤄진다. 또한 관광코스로 관광객 방문 빈도수가 높아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그 이유는 미술관이 작가들의 작품 전시 감상보다 미술관이 지니는 무형의 정취를 감상할 수 있음에 더욱 가치가 있다고 느껴서일 것이다. 더불어 곳곳에 묻어나는 과거 학창시절에 느꼈던 친숙한 모습에서 동심을 자극하고 가슴속에서 추억이 새록새록 피어나게 하는 곳이라 공연스레 마음 심쿵 한 면도 있다.
▲운동장에 설치된 설치미술 작품 |
찬찬히 미술관의 내외를 돌아보며 연푸름으로 물들어있었던 어린 시절의 치기와 여린 마음을 생각하며 파릇파릇하게 움돋았던 그때의 이야기를 이곳에서 다시 들어보자. 그리고 오늘 이 자리에 서 있는 자신을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이 가졌으면 한다.
이곳의 관람시간은 오전 10부터 오후 6시(동절기 10:00~17:30)까지이고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관람요금은 성인의 경우 5000원이다.
▲빨갛게 익으면 씨를 빼내어 입에 넣고 공기를 채웠다가 아랫입술과 윗니로 지그시 누르면 소리가 나 어릴 때 놀잇감으로 쓰던 꽈리 열매가 운동장의 화단에 열려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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