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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는 장수천 복구공사에서 시공사가 제시한 가시설공법을 변경하고 토사가물막이를 설치해 8000만원을 절감했다. 토사가물막이로 완공된 장수천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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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법변경과 건설업체가 과다 책정한 공사비를 바로 잡아 예산을 절감합니다. 절감된 예산은 일자리창출, 저소득층 등 소외계층 복지사업에 쓰여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발주사업에 대한 계약심사로 예산절감과 주민복지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계약심사는 지자체의 예산낭비를 줄이고 시공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공사 등 발주사업의 원가산정 및 설계변경 증감금액의 적정선을 사전 심사하는 제도다.
2008년 16개 광역 시·도에 우선 시행한 후 2010년 5월부터 전국 시·군·구로 확대했다. 광역단체는 단일 공사 3억원 이상(종합공사 5억원), 2억원 이상 용역, 2000만원 이상 물품 계약을, 기초단체는 단일 공사 2억원(종합공사 3억원), 7000만원 이상 용역, 2000만원 이상 물품 계약 시 사전 심사한다.
재정난 겪는 지자체에 ‘오아시스’
지난해 전국 248개 지자체에서 계약심사로 절감한 금액은 1조4117억원에 달한다. 2010년 전국적으로 확대된 후 해마다 절감액도 늘어나고 있다. 재정난을 겪는 지자체들에게는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돈줄이 된 셈이다.
2일 행전안전부는 지자체의 2011년도 계약심사 실적을 분석한 결과 총 22조2484억원의 사업을 심사해 1조4117억원의 예산을 절감(절감률 6.35%)했다고 밝혔다.
발주기관별로 광역단체는 1조1497억원, 기초단체는 2620억원을 절감해 대규모 사업이 많은 광역단체에서 특히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전체 심사건수 8516건, 5조1026억원에 대한 계약심사로 3095억원을 절감했고 경기도는 3조1070억원 중 2476억원을 줄였다. 경북도는 3015건, 1조4174억원의 사업을 심사해 526억원을 줄였고 광주시는 303건, 1641억원의 발주사업에 대한 계약심사로 132억원을 절감하는 성과를 거뒀다. 충남도는 1조6283억원 중 1147억을, 전남은 2조2888억원 가운데 1483억원을 아꼈다.
심사대상별로 원가심사는 1조3834억원, 설계변경 심사는 283억원을 줄였다. 계약형태별로 공사는 1조1662억원, 용역은 1950억원, 물품은 505억원을 절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계약심사로 절감된 예산은 일자리창출, 주민복지사업, 도로 등 시설 보완·개선에 우선 사용돼 주민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진다.
행안부는 지속적인 계약심사제도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9월 지자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 계약심사 근거 조항을 신설했다. 또한 지자체에서 계약심사를 통해 축적한 노하우를 사례집 발간과 교육으로 공유하도록 하고 우수 공무원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장에 맞는 공법·기술 도입
지자체들은 현장에 맞는 공법 및 기술도입과 자체 실정에 맞는 심사기법 개발 등으로 예산을 절감하고 있다.
광주시는 장수천 복구공사에서 시공사가 제시한 가시설공법을 변경하고 토사가물막이를 설치해 8000만원을 절감했다. 남광주역사 주변 분수대 테마파크 조성사업의 경우 별개 공종으로 구분한 수목식재와 수목생육환경개선 공종을 동시에 추진해 1억5000여 만원을 아꼈다.
월봉서원사업도 문화재가 아닌 부속건물에 대한 문화재수리 표준품셈으로 과당 계상된 공사비를 바로 잡아 6500만원의 절감 효과를 봤다. 특히 지정문화재 내 한옥으로 조성되는 비문화재 부대시설에 대한 공사비를 문화재수리품의 80%로 책정하는 심사 기준을 마련했다.
충남 홍성군은 상수도 시설공사를 하면서 17억여 원을 줄였다. 업체별로 제각각인 상수도시설 설계방법을 실제 시공방식을 고려한 표준도를 마련해 사업비를 절감한 것이다.
대구시는 도로 확·포장사업에서 주변 개발계획과 중복되는 구간에 대해 관련기관과 협의해 이중시공을 방지함으로써 3억여 원을 아꼈다. 전북도와 제주도는 하수종말처리시설 증설공사 등을 하면서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각각 28억여 원의 예산을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
임동범 광주시 감사관실 주무관은 “계약심사 시행으로 표준품셈 기준에 맞춰 업체가 과다 책정한 공사비를 가려낸다”며 “계약심사 공무원들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건설분야 직원들로 구성하고 계약심사반을 운영해 전문적인 교육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안일 기자 raanil@segye.com
- 기사입력 2012.05.11 (금) 13:05, 최종수정 2012.05.11 (금)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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