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여수세계박람회가 1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한국의 나폴리’ 여수가 들썩이고 있다. 최대 규모 국제행사를 맞아 ‘여수의 힘’을 보여주려는 시민들의 의지도 높다. 12조원의 경제적 효과가 기대되는 여수박람회를 도약대 삼아 해양레저관광 1번지, 해양과학기술의 메카로 성장하려는 여수의 꿈도 무르익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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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숙 여수세계박람회 국제홍보위원(경희대 객원교수, 가운데)과 엑스포 SNS서포터즈들이 여수세계박람회 입장권을 선보이고 있다. 여수엑스포는 여수가 해양레저관광과 해양과학기술의 메카로 발돋움하는 획기적인 계기가 될 전망이다. 박람회로 여수와 남해안에 천문학적인 경제효과가 기대된다.
2012년 5월12일 막을 올려 3달 동안 엑스포가 펼쳐질 공간은 여수신항 일원 174만㎡. 박람회장이 25만㎡, 엑스포타운이 54만㎡, 엑스포역 16만㎡, 환승주차장 44만㎡ 등이다.
미국·일본·중국·프랑스·이집트·요르단 등 105개국과 삼성·LG·GS·SK·포스코 등 7개 대기업, 23개 지자체 등이 참가를 확정했다. 국제기구는 OECD·UN·IOC 등 10개 기구가 참가한다.
여수박람회 예상 관람객수는 국내와 해외를 합쳐 1082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보다 3배에 육박한다.
특히 개막일(5월12일)에 맞춰 5월 주말 박람회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관람객은 32만명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3개월 간의 지구촌 최대 해양축제가 뿜어낼 경제적 효과는 생산유발효과만 전국적으로 12조2000억원. 총 투자비의 6배에 이른다. 88년 서울올림픽의 2배가 넘고 사상 최대 효과를 누린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11조5000억원과도 맞먹는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분석 결과, 여수엑스포는 1993년 대전엑스포 당시 생산 유발효과(3조1000억원)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별로는 전남이 5조1500억원으로 42%를 차지하고, 수도권과 동남권도 각각 2조2400억원(18.3%)과 1조6863억원(13.8%)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부가가치 유발효과도 전남이 2조4200억원, 수도권이 1조1230억원, 동남권 7220억원 등 전국적으로 5조7200억원이 예상된다. 고용 유발효과도 전남 3만3700여 명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7만8800개 안팎의 일자리가 생겨날 전망이다.
여수국가산업단지와 율촌지방산단 등을 빼고는 이렇다 할 생산기반이 없는 전남과 여수로서는 결코 놓칠 수 없는 경제적 도약의 기회다. 국가 균형발전에도 큰 의미가 있다.
실제 엑스포를 발판 삼아 선진국으로 부상한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세계적 관광명소인 에펠탑이 세워진 1889년 파리박람회와 기술강국 일본의 틀을 다진 1970년 오사카박람회가 대표적인 예다.
하늘에 떠있는 디지털 바다, 여수세계박람회 4대 특화시설중 하나인 엑스포디지털갤러리(EDG) 모습. EDG는 최고의 해상도(654만 화소)를 자랑하는 218m, 폭30m의 대형 LED 스크린 등이 설치돼 다양한 영상 콘텐츠 등을 보여준다. 미리보는 ‘여수세계박람회’
전 세계인의 최대 축제가 될 ‘2012 여수세계박람회’ 개막이 1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행사는 5월12일~8월12일까지 93일 동안 여수 신항 일원에서 ‘살아 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이라는 주제로 열린다. 미국, 일본, 중국 등 105개 나라와 10개 국제기구가 참여하는 여수세계박람회는 역대 세계박람회 가운데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그만큼 볼거리가 풍성하고 다양하다. 1993년 대전에 이어 국내에서는 19년 만에 열리는 세계박람회의 의미와 주요볼거리, 남은 과제를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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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자연의 절묘한 조화 ‘지상 최대의 쇼’
스카이타워·빅오·디지털갤러리 등 볼거리 풍성
여수세계박람회는 다채로운 볼거리가 가득하다. 우선 3대 특화시설이 눈길을 끈다. 지상 최대의 옥외 파이프오르간 ‘스카이타워’와 각종 쇼·공연의 중심이 될 해상 복합공간 빅오(Big-O), IT와 예술이 결합된 전자미술관 엑스포디지털갤러리(EDG) 등이다.
스카이타워는 친환경 박람회의 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여수신항 내에 있던 폐시멘트 저장탑을 재활용한 예술작품으로, 국제현상공모를 거쳐 콘텐츠를 확정했다. 55층 높이의 두 개 구조물로 이뤄졌다. 외부에는 파이프오르간이 설치되고, 내부에는 해수 담수시설과 영상전시실이 꾸며진다. 옥상엔 오동도, 다도해 등을 조망할 수 있는 탁 트인 전망대가 들어선다.
빅오의 핵심시설은 해상무대(이어도)와 뉴미디어쇼를 선보이는 ‘디오’(The O). 길이 48m, 너비 30m, 높이 2m에 달하는 타원형의 해상무대는 잠수함처럼 물속 20㎝까지 잠긴다. 이어도는 4m에 이르는 조수 간만의 차를 극복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높이 45m의 디오는 레이저와 불꽃, 화염 등 각종 멀티미디어 효과를 갖췄다. 길이 120m, 높이 70m짜리 초대형 해상분수에서는 홀로그램과 레이저 등을 이용한 워터스크린 효과가 연출된다. 빅오 쇼는 최대 1만5000명이 동시 관람할 수 있다.
엑스포 디지털갤러리는 국제관 통로 천장에 최고의 해상도를 자랑하는 길이 218m, 폭 30m의 대형 LED 스크린이다. EDG에서는 엑스포 기간에 다양한 영상 콘텐츠 상영과 함께 각종 문화 공연행사가 펼쳐진다. 바닷속 풍경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영상이나 관람객들이 요청하는 대로 움직이는 ‘꿈의 고래’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여수엑스포 아쿠아리움도 놓치면 후회할 볼거리다. 이곳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인 6030톤 수조에 300종, 3만4000마리 이상의 해양생물을 관찰할 수 있다. 특히 바이칼 물범, 러시아 흰고래(벨루가), 해마, 해룡 등 세계적인 희귀종도 만나볼 수 있다.
전시장은 바다동물관, 바다체험관, 에코테리움으로 구성된다. 아마존 정글 속처럼 연출된 에코테리움에서는 피라루크, 피라니아 등 100여 종을 만날 수 있다. 바다체험관에서는 16m에 이르는 대형수조 ‘딥블루씨’와 360도 아쿠아돔을 볼 수 있다. 그 옆에는 6000마리의 정어리떼가 군무를 펼치는 ‘대형 엔쵸비 수조’도 있다.
각종 전시·공연도 놓치면 후회
박람회장에는 해상전시관인 주제관과 참가국이 전시하는 국제관 등 10여 개 전시관과 각종 체험시설, 국내 최대 아쿠아리움 등 다양한 볼거리가 들어선다. 특히 국내 최초의 바다 위 전시관으로 꾸며진 주제관은 엑스포 최고의 인기전시관으로 일찌감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육지에서 보면 갯지렁이의 모습이지만 바다에서 보면 갯바위에 촘촘히 붙어 있는 따개비 형상으로 바다의 아름다움을 건축적으로 보여준다.
주제관에서는 먼저 거대한 멀티비전을 통해 남극세종기지와 이어도 해양기지, 우즈홀 해양연구소, 천리안 인공위성 등에서 바라본 바다의 모습과 해양기지 연구원들의 생활상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20m 길이의 벽면 스크린과 지름 5m의 반구형 스크린에서는 생동감 넘치는 바다 모습이 실감나게 연출돼 실제 바다 속에 들어온 듯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소년과 ‘바다의 소’라고 불리는 듀공이 상생의 바다를 되찾기 위한 모험을 펼치는 영상퍼포먼스는 주제관의 하이라이트다. 세계 최대 돔스크린이 들어선 한국관도 빼놓을 수 없는 엑스포의 백미 중 하나다.
문화학술행사도 다양하다. 93일간 400여 개 프로그램을 통해 3000회 이상의 크고 작은 문화예술 행사가 펼쳐진다. 개·폐막식을 비롯, 국내·외 유명 아티스트와 K-POP(케이팝) 스타들이 총출동하는 공연, 세계 각국의 전통문화와 해양 이벤트를 엿볼 수 있는 ‘국가의 날’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FAO(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 국제기구가 주관 또는 참여하는 심포지엄 등 국제 학술행사도 다양하게 진행된다.
이밖에 100여 개 참가국과 지자체들이 독자적으로 준비하는 특색있는 문화공연, 국내 유수 문화단체 공연, 관람객과 함께 어우러지는 전통마당 공연, 크고 작은 거리공연도 엑스포 도시 여수를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15일 공개된 여수엑스포 특화시설 디오의 연출 모습. 디오는 여수엑스포 바다문화공간인 빅오(Big-O) 위 47m 크기의 워터스크린이다. 레이저, 화염, 안개 등 다양한 효과를 연출한다. 여수엑스포 인프라도 ‘A+’
거미줄 도로망·완벽한 숙박·다양한 볼거리
여수세계박람회장은 공정률 99%로 막바지 마무리 작업에 들어가고 있다. SOC도 속속 확충되고 있다.
먼저 촘촘한 교통망이 눈길을 끈다. 정부는 지난 2007년 12월 엑스포 유치이후 광역접근 교통망을 지속적으로 확충해왔다.
도로의 경우 완주∼순천간 고속국도(118㎞)와 목포∼광양간고속국도(107㎞)를 지난해 4월 개통했다. 이를 통해 서울~여수간 이동시간이 5시간 30분에서 4시간대로 단축됐다.
국도는 낙포~호명간(4㎞) 4차로 확장구간을 임시개통했고, 순천∼여수간 국도대체우회도로 17호선(38.9㎞)를 개통해 순천~여수간 이동시간을 30분대로 줄였다.
다음달에는 여수국가산단진입도로 광양∼여수간 이순신대교 등 9.6㎞를 임시개통할 예정이다.
철도는 전라선 복선전철 개통 및 KTX를 투입하고 다음달 고속화 사업을 완료해 용산~여수 운행시간을 기존 새마을호 이용시 5시간 15분에서 3시간 26분으로 줄였다.
이밖에 여수공항 활주로 및 주기장을 확보하고, 여수항은 6선석 접안시설 및 여객선터미널 조성을 완료했다.
박람회 기간 예상 숙박수요는 1일 3만5738실. 현재 공급가능한 숙박시설은 1일 평균방문객의 경우 1시간 권역내 숙박시설(4만3000실)에 수용이 가능하다. 주말 등 성수기 방분객은 1시간 30분 권역내 시설(10만3000실)에서 수용할 수 있다.
여수엑스포조직위는 홈페이지와 콜센터에서 지정숙박업소를 연계해 방문객들에게 숙박관련 정보를 안내한다. 텐트촌·캠핑파크·한옥체험마을 등 임시 체험형 숙박시설도 지속 공급하고 외국인 방문객에 대해서는 전용홈페이지(영어·중국어·일어·불어)와 콜센터를 구축해 지원하고 있다.
조직위는 과도한 요금인상, 바가지요금, 예약거절 등의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부당요금 신고센터 운영(여수시), 숙박업소 지도·감독 등을 강화하고 정부합동단속반을 구성, 5월부터 박람회 기간 중 집중단속을 실시키로 했다.
여수 세계박람회장 전경 여수엑스포 성공 과제는?
입장권 예매율 늘려라
대기업들 구매 독려
10여 일 후면 2012여수세계박람회에 전 세계에 눈과 귀가 쏠린다. 하지만 꾸준히 지적돼 왔던 교통과 숙박, 입장권 예매, 시민 의식, 해외 홍보, 사후 활용 대책 등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교통이다. 교통수요 조사 결과 박람회 기간 중인 5월 주말이면 승용차 5만9000대를 비롯해 버스 2000대 등 6만1000여 대의 차량이 여수로 몰려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순신대교(여수산단진입도로), 자동차전용도로, 석창교차로 개선 등 접근도로망 확충에도 자루형 구조인 여수지역의 특성상 5월과 8월의 주말에는 교통 혼잡이 우려된다.
정부와 조직위는 여수시의 도심주차장화를 막기 위해 박람회장 외국 6개소에 3만4000대를 수용할 수 있는 환승 주차장을 조성하고,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키로 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저조한 입장권 예매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조직위의 입장권 예매목표량은 300만장. 박람회가 열리는 석달동안 500만장를 더 팔아 티켓으로만 1700억원의 수익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지난달 말 현재 판매실적은 38만장에 그치고 있다. 목표 대비 10%를 약간 웃돈다. 그나마 ‘20만장을 사겠다’고 약정한 현대자동차의 ‘통 큰 구매’를 빼면 기업체 판매와 약정은 6만6000장에 그치고 있다.
전남도와 일선 지자체, 범도민지원협의회 등이 앞장 서 자율 구매 붐을 조성하고 있지만 목표치 달성이 쉽지 않다. 비슷한 시기 일본 아이치박람회가 40%, 중국 상해박람회 15%, 대구 육상세계선수권 5일 전 95%와 비교해도 확연히 저조하다.
조직위는 입장권 예매율을 높이기 위해 상장사와 매출 1000대 기업, 금융기관, 지자체, 정부단체, 교육기관 등 4318곳에 안내장을 보내 구매를 독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이 메세나 운동의 일환으로 여수박람회 예매율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고객사 접대나 이벤트 등에 여수박람회 입장권을 선물해 엑스포 성공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엑스포는 지구촌을 무대로 한 범국가적 행사인만큼 정부와 대기업, 지자체, 교육기관 등의 참여가 성공의 열쇠”라고 말했다.
시민의식도 관건이다. 박람회 기간 중 ‘승용차 안타기 운동’은 교통지옥이 예상되는 순천∼여수간 도로 정체와 도심 주차장화를 해소시킬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운동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앞서 몇 차례 실험에서 시민 참여율이 낮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구 30만의 작은 도시가 갖추고 있는 인프라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엑스포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이를 위해 시와 준비위원회는 청결, 질서, 친절, 봉사 등 4대 시민운동을 범시민 실천운동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중점 실천의 날’을 운영하고 있다. 박람회 개최도시 시민으로서 지켜야 할 임무카드 4만부를 배부해 실천의지를 확산시키고 있다.
지금까지 열린 대부분의 세계박람회가 대체로 성공적이었지만 2007년 9월 독일에서 열린 하노버 박람회는 시민 참여가 부족해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때문에 ‘엑스포 4대 시민운동’ 등 자발적 시민운동에 사활이 걸려 있다. 결국 엑스포를 성공으로 이끄는 건 시민인 셈이다.
박형재 기자 news34567@segye.com
- 기사입력 2012.04.27 (금) 10:59, 최종수정 2012.04.27 (금)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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