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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수원시 장안구에 설치된 반딧불이 화장실 전경. 이곳은 태양광 시설과 중수도 시설이 갖춰진 저탄소·녹색 화장실로 유명하다. 수윈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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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부족은 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다. 유엔은 2025년 세계인구의 절반가량이 물 부족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덴마크, 남아프리카공화국 등과 마찬가지로 유엔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가 분류한 ‘물 스트레스 국가’다. 이에 따라 각 지방자치단체는 빗물과 하수를 재이용할 수 있는 중수도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울산시는 빗물을 이용하면 수도요금을, 수돗물을 재활용하면 하수도 사용료를 각각 감면하는 조례안을 지난달부터 시행하고 있다.
‘울산시 물의 재이용 촉진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에 따르면 시는 지붕면적 1000㎡ 이상의 건축물에는 빗물 이용시설, 연면적 6만㎡ 이상의 건축물에는 중수도의 설치를 권장한다.
빗물 이용시설을 만드는 경우 이용량에 따라 수도요금을 10% 범위 안에서 줄여주고 중수도를 설치하면 사용량에 따라 업종별로 하수도 사용료를 10∼65% 감면해 준다.
전북도는 전주시 등 9개 시·군에서 빗물 및 중수도 이용시설에 대해 상·하수도요금 감면조례를 제정·시행하고 있다.
경기 수원시는 광교산 반딧불이 화장실, 만석공원 화장실 등에 설치된 중수도 시설을 시내 90여 곳의 공중화장실에 확대 도입할 예정이며 용인시는 버스터미널과 백화점, 공원 등의 화장실에 중수도 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이밖에 대전시 보문산 레포츠공원, 로하스 대청공원, 충북 청주 남부 시립도서관, 제천 우리집 화장실, 대구 달성군 군민체육관 등도 중수도 시설로 효과를 보고 있다.
제주 서귀포시는 천지연 주차장 공중화장실에 중수도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천지연화장실은 월평균 약 400톤의 물을 사용하고 있다”며 “중수시설로 40~50%의 물 절약 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수도 시설은 세면대 오수나 빗물을 여과 및 소독 과정을 거쳐 정화한 뒤 생활용수나 공업용수로 재활용하는 장치다. 현재 상수도는 마시는 물이나 용변 후 쓰는 물 모두 같은 처리과정을 거쳐 비효율적이다.
선진국들은 이미 중수도를 통한 물 재이용에 앞장서고 있다. 물 재이용 선진국인 일본은 농업용수와 공업용수 재이용 비율이 38%에 이른다. 싱가포르는 공업용수 재이용 비율이 80% 이상이다. 미국 아메리카은행 건물은 연간 3000만 리터의 물을 재이용으로 절약하고 있다.
중수도는 수돗물 소비량을 줄이며 하수 발생량도 감소시킨다. 따라서 중수도 시설은 물의 절약과 수질보전이란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체계다.
문제는 돈이다. 중수도를 도입하려면 상수도와 다른 별도의 배관, 정수·취수장 등의 기반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 정부는 1991년 이후 대형건물을 중심으로 중수의 사용을 권장하고 있지만 값싼 수도요금에 밀려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현재 물 값이 싼 편인데 이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며 “중수도 등으로 물을 재활용하면 세제 지원 등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물 관리 부처를 통합하는 방안도 시급하다. 현재 환경부는 먹는 물을, 농림수산식품부는 농업용수를, 국토해양부는 수자원을 다룬다. 물이 부족한 일부 국가들은 관련 부처·위원회를 따로 만들어 물 산업을 집중 관리하고 있다.
뉴스룸 = 박형재 기자 news34567@segye.com
- 기사입력 2011.10.03 (월) 16:36, 최종수정 2011.10.03 (월)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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