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핵심 형질 분석·근친 교배 예방·정밀 육종 기반 마련
[로컬세계 = 이명호 기자]농촌진흥청은 우리 고유 품종인 한우의 유전적 다양성을 보존하고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국내 최초로 ‘한우 고품질 유전체(Genome) 지도’를 구축했다고 5일 밝혔다.
한우는 국가 육종 프로그램을 통해 육량과 육질이 향상돼 왔지만, 우수 씨수소의 집중 활용으로 유전적 다양성이 감소하고 있다는 문제 제기가 꾸준히 이어졌다. 이는 장기적으로 근친 교배 위험 증가, 질병 취약성 확대, 개량 효율 저하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과학적 기반의 유전정보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국립축산과학원 한우연구센터와 충남대학교 김준 교수 연구팀은 개량 초기 원형질을 보존하고 있는 계통축을 대상으로 2002년·2009년·2022년 세대별 대표 한우 개체의 유전체를 정밀 해독했다. 특히 2022년 개체는 부모 개체(부·모) 유전체까지 함께 분석해 유전자 출처를 구분할 수 있는 국내 최초의 고품질 유전체 지도를 확보했다.
연구진은 이 유전체 지도를 세계 15개 소 품종과 비교 분석해 한우에서만 발견되는 고유 유전 변이 2만 7,000여 개를 확인했다. 기존 기술로는 파악이 어려웠던 구조 변이 20여 개도 새롭게 발굴했다. 이를 통해 초기 한우 집단이 현재보다 높은 유전 다양성을 가졌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규명했다.
또 긴 DNA 염기서열을 한 번에 해독하는 최신 ‘롱리드 시퀀싱’ 기술을 적용해 유전정보의 정확도와 해상도를 크게 높였다. 염기서열이 끊김 없이 이어지는 형태로 분석돼 유전자 구조를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는 수준의 정보가 확보됐다.
국립축산과학원은 이번 분석 결과를 “지금까지 한우 유전체 연구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성과”라고 평가했다. 확보된 유전 변이 정보는 한우의 육질, 근내지방, 성장 능력 등 핵심 형질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를 규명하는 데 활용될 전망이다.
아울러 인공지능 기반 정밀 육종, 유전 다양성 평가 및 관리, 근친 교배 예방, 질병 예측 및 예방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해 한우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농가 생산성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Scientific Data’에 게재됐다.
윤호백 국립축산과학원 한우연구센터장은 “한우 집단의 유전적 다양성과 건강성을 과학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유전학, 육종학, 데이터 과학을 바탕으로 국내 한우 집단의 다양성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로컬세계 / 이명호 기자 lmh179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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