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도르, 실바, 추성훈, 최홍만 하면 떠오르는 것은 이들이 이종격투기 선수라는 것이다. 만일 이들을 국회의원으로 뽑는다면 그야말로 흥미진진한 대결이 될 것이다. 언제부턴가 우리네 국회도 이들의 격투기장으로 변해가고 있다. 바라건대 19대에서 더 이상 이 같은 문제는 사라져야 한다.
지금 정당들은 총선을 앞두고 국민들이 만족할 수 있는 인물을 선정하는 중이다. 그런데 국민의 눈높이를 맞춘다면서 각 당의 지도자 입맛에 맞는 인물이 공천돼 벌써부터 난리다. 정당들은 공천에 앞서 심사기준을 밝힌 바 있고 그것을 바탕으로 여론조사 등을 통해 엄격한 공천을 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아니올시다’이다. 공천 받은 자는 자기 능력을 자만하고 탈락자는 무조건 억울해한다. 탈락자 중 일부를 제외하고 결과에 승복하는 사람이 없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자기성찰 없이 그저 지지자들을 대동해 당사로 몰려가 집단 농성을 벌이는 추태를 보인다. 내가 공천되면 ‘천黨’이오 낙천되면 ‘지옥黨’이라고 폄하하는 자들이 과연 국회의원의 자격이 있는지 심히 의심스럽다.
정당들은 도덕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탈락자들의 심사내용은 숨기고 있다. 적어도 탈락자들에 대해서는 그 내용을 알려줘야 한다. 이는 지도자의 입김이 작용했을거라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25% 현역 컷오프를 내세웠던 당이나, 비리연루자 공천 제외를 약속했던 당들이 심사내용을 속 시원히 못 밝히고, ‘귀에걸면 귀걸이, 코에걸면 코걸이’식 공천을 하니 어느 누가 납득을 하겠는가. 일련의 사태를 보는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솔직히 먹고살기 어려운데 누가 관심이나 갖겠는가. 또다시 그들만의 싸움이 시작됐구나 하는 비아냥만 들을 것이다. 밀실야합, 그릇이 그 정도, 다수당의 횡포, 소수당의 어거지… 향후 이런 말들이 사라지도록 공천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아울러 우리의 정치발전이 더딜지 몰라도 국민들이 편히 살 수 있는 19대 국회가 탄생하길 기원한다.
- 기사입력 2012.03.09 (금) 18:34, 최종수정 2012.03.09 (금)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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