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년 역사 품은 '남원 광한루' 국보 승격…호남 대표 누각 가치 인정

이태술 기자

sunrise1212@hanmail.net | 2026-07-01 16:48:45

조선 후기 관영누각의 백미…'춘향전' 무대이자 호남제일루
건축·역사·문화예술 가치 모두 인정…국가지정문화유산 국보 지정
남원시 "국보 위상 걸맞은 보존·관리 체계 강화"
광한루 야경. 남원시 제공

[로컬세계 = 이태술 기자] 조선시대 호남을 대표하는 누각이자 판소리와 소설 '춘향전'의 배경인 남원 광한루가 국보로 승격됐다. 약 400년의 역사를 간직한 건축미와 문화사적 가치가 국가 최고 수준의 문화유산으로 공식 인정받았다.

전북특별자치도 남원시는 천거동에 있는 '남원 광한루'가 국가지정문화유산 국보로 지정됐다고 1일 밝혔다.

남원 광한루는 조선 후기 호남지역을 대표하는 대형 관영누각으로, '호남제일루'라 불리며 오랜 세월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상징해 온 대표 건축물이다.

광한루의 기원은 조선 초기 명재상 황희가 남원에 유배됐을 당시 세운 광통루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광통루가 노후화되자 1434년 남원부사 민공이 새 누각을 건립했고, 1444년 정인지가 달나라 궁전인 '광한청허부'에서 이름을 따 '광한루'로 명명했다.

광한루는 조선시대 관리들의 연회와 시회가 열리던 공간으로 활용됐으며, 주변 호수와 봉래·방장·영주 등 삼신산을 형상화한 세 섬, 오작교가 조성되면서 이상세계를 현실에 구현한 대표적인 정원 경관을 갖추게 됐다.

광한루원 설경.

1597년 정유재란 때 소실됐으나 1626년 남원부사 신감이 현재의 규모로 중건했으며, 이후 여러 차례 보수를 거치면서도 원형을 유지해 왔다. 상량문과 기문, 읍지 등 관련 기록이 풍부하게 남아 있어 약 400년 동안 이어진 역사성과 진정성을 인정받았다.

문화사적 가치도 높게 평가된다. 광한루는 조선시대 문인들이 시문을 짓고 교류하던 공간이자 판소리와 고전소설 '춘향전'의 배경으로 널리 알려져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 콘텐츠의 상징적인 무대로 자리매김해 왔다.

건축적으로도 본루와 요선각, 월랑으로 구성된 조선 후기 목조건축의 뛰어난 사례로 꼽힌다. 화려한 익공식 공포와 용·거북 조각, 온돌을 갖춘 요선각, 계단 기능을 하는 월랑 등 장식성과 실용성을 조화롭게 구현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명승인 광한루원과 어우러진 경관은 건축유산과 전통정원이 결합된 대표적인 문화경관으로서 예술성과 공간적 완성도를 함께 인정받았다.

남원시는 국보 승격을 계기로 국가유산청과 협력해 광한루의 역사적 가치에 걸맞은 보존·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활용 방안도 지속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광한루의 국보 승격은 한 건축물의 등급 상향을 넘어 남원이 품어온 역사와 문화의 가치를 국가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를 지닌다. '춘향전'과 광한루원, 전통 한옥 숙박시설인 명지각까지 연결되는 관광자원을 유기적으로 연계한다면 남원은 전통문화와 체류형 관광이 공존하는 대표 문화도시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태술 기자 sunrise121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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