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사랑 이야기

이승민 대기자

happydoors1@gmail.com | 2026-04-26 18:17:24

나의 첫사랑 이야기

                                  이승민(李勝敏)

아득한 세월 너머 기억의 책갈피 속에는 
꽃잎 같은 이름 하나가 숨어 있다

어느 봄날, 그대라는 향기로 다가와
내 가슴속에 처음 내려앉던 그해 봄의 꽃

바람에 실려 온 비누 향기에도
세상의 모든 것들이 수필이 되던 시절
그해 봄과 여름은
여전히 내 생을 맴도는 향기로 남았다

세월의 강물에 씻기고 닳아
이제는 희미한 풍경화가 되었어도
비 내리는 오후,
우산도 없이 뛰어가던 그 소년과 소녀

함께 걷던 과수원길,
설익은 청포도알처럼 풋풋하던 이야기들
기억의 색채마저 담담히 바래 가지만
그 시절 발자국 소리는 고요히 그 언덕에 머문다

이제는 기억의 언덕 너머로 잊힌 이름이지만
사랑이라 부르기엔 너무 서툴렀고
추억이라 하기엔 가슴 시리던
내 생의 가장 맑았던 일기장 한 줄

스쳐 가는 바람 속에 떠오른 그리움은
다시 넘겨보는 그림책이 되고
추억들은 서로의 손을 잡고 하나의 시가 된다

아름다워 더 아프고, 서툴러서 더 그리운
내 생의 가장 푸르던 한 페이지였다

私の初恋物語
                                                    李勝敏 

遥かな歳月を越え、記憶の栞の中には
花びらのような名前がひとつ隠れている

ある春の日、君という香りで歩み寄り
私の胸に初めて舞い降りた、あの年の春の花

風に運ばれた石鹸の香りにさえ
この世의すべてが随筆になった時代
あの年の春と夏は、今もなお
私の生を巡る香りとして残っている

歳月の河に洗われ、すり減って
今は淡い風景画になったとしても
雨降る午後、
傘も持たずに駆け抜けた あの少年と少女

共に歩んだ果樹園の道
熟す前の青ぶどうのように
瑞々しかった物語

記憶の色彩さえ淡々と褪せていくが
あの頃の足音は、静かにあの丘に留まっている

今は記憶の丘の向こうへ
忘れ去られた名前だが
愛と呼ぶにはあまりに拙く
思い出とするにはあまりに切なかった
私の人生で最も澄んでいた日記帳の一行

吹き抜ける風の中に浮かんだ恋しさは
再びめくる絵本となり
追憶たちは互いの手を取り合って、ひとつの詩になる

美しくてより切なく、拙くてより恋しい
私の人生で最も青かりし、あの一ページだった

[ⓒ 로컬(LOCAL)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