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 전남 담양서 ‘단체장 1호’ 배출
국민의힘, 경북 김천 1곳 겨우 수성
부산시교육감 3년 만에 다시 ‘진보 U턴’

[로컬세계 = 전상후·맹화찬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첫 선거로 주목 받은 4·2 재·보궐선거에서 야권이 압승했다. 그동안 ‘탄핵 기각·각하’ 후 윤석열 대통령 직무 복귀를 호소해온 여당과 범여권에 국민이 매서운 회초리를 든 셈이다.
탄핵 인용 후 조기대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초비상이 걸린 여당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주목된다.
5곳에서 치러진 기초자치단체장 선거는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권이 4곳, 국민의힘이 1곳에서 각각 당선됐다.
해당 지역은 원래 4곳이 여당, 1곳이 야당 시장·군수·구청장이었던 판세와 비교하면 ‘4대 1’ 구도가 ‘1대 4’로 역전된 셈이다. 조기 대선을 치를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여권으로선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부산시교육감 재선거에선 일찍이 후보 단일화에 성공한 진보 진영의 김석준(68) 전 부산시교육감이 격전 끝에 당선됐다.
진보 성향의 김 후보가 51.1%(33만3084표)의 득표율로 보수 성향의 정승윤(55) 후보(40.2%·26만1856표)와 최윤홍(56) 후보(8.7%·5만6464표)를 큰 표차이로 물리치고 당선됐다.
진보 진영은 부산시교육감을 지낸 김 후보로 일찌감치 단일화가 됐지만, 보수 진영은 단일화에 실패해 두 명의 후보가 모두 출마했다.
부산시교육감 선거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을 놓고 공방을 벌인 선거였다.
보수의 정 후보는 검사 출신으로 윤 대통령 대선 캠프를 거쳐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다. 정 후보 선거 운동 출정식엔 ‘반탄’(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하고 있는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와 부산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가 참여했다. 반면 2014~2022년 교육감을 지낸 김 후보는 정 후보가 ‘반탄’ 세력의 지지를 받는다고 비판해왔다.
김 당선인은 당선소감을 통해 “이번 교육감 선거가 탄핵정국 속에서 치러지는 바람에 정말 힘든 선거였다”며 “우리는 결국 해냈으며, 저 김석준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민주주의와 부산교육을 지키기 위해 현명한 선택을 해주신 시민 여러분의 위대한 승리”라고 밝혔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선 민주당이 3곳에서 승리했다. 구로구청장 보궐선거에선 장인홍 민주당 후보가 59.91%로 압도적으로 앞섰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0월 국민의힘 소속 문헌일 전 구청장이 주식 백지신탁을 거부하고 사퇴해 이번 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데 책임을 지고 후보를 내지 않았다. 자유통일당 이강산 후보는 27.38%로 2위를 기록했다.
아산시장 재선거에선 오세현 민주당 후보가 61%를 획득해 당선됐고, 전직 시장·부시장 대결로 관심을 끈 거제시장 재선거에선 전직 시장인 변광용 민주당 후보가 56%(5만1292표)를 득표해 국민의힘 박환기 후보(38.1% 득표, 3만4455표)를 크게 따돌리고 당선됐다.
민주당과 혁신당의 ‘야권 한 지붕 싸움’으로 주목받은 담양군수 재선거는 정철원 혁신당 후보가 51.82%로 당선을 확정했다. 정 당선인은 담양에서만 정치를 해온 ‘풀뿌리 정치인’을 내세워 승리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행정관 출신 이재종 민주당 후보는 48.17%를 기록했다.
국민의힘은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유일하게 김천시장 재선거에서만 승리했다. 배낙호 국민의힘 후보는 51.5% 득표로 당선됐고, 무소속 이창재 후보가 27.1%를 얻었다. 민주당 황태성 후보가 19%로 뒤를 이었다.
한편, 이번 재·보궐선거 투표율은 26.27%로 집계됐다. 지난달 28~29일 투표율 7.94%를 기록한 사전투표를 모두 합한 수치다. 지난해 10·16 재·보선 투표율(24.62%)보다 1.65%포인트 높다. 담양군수 선거가 61.8%로 가장 높았고, 거제시장 47.3%, 김천시장 46.4%, 아산시장 39.1%, 구로구청장 25.9%, 부산시교육감 22.8%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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