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선화
이승민
장독대 옆 볕바른 터에
여름 햇살 한 줌 내려앉으면
한낮의 뜨거움을 그러모아
작은 꽃잎마다 제 살을 채웠다.
가느다란 허리 다시 세우고
말없이 꽃잎을 열어 보이는
참으로 여린 듯 강한 꽃
어머니는 저녁 마루에 앉아
꽃잎과 잎사귀를 곱게 찧어
내 여동생 손톱 위에 올려놓고
정성껏 동여매 주셨지.
밤새 손끝으로 스며든 꽃물은
새벽놀처럼 붉게 피어나고
첫눈이 올 때까지 남아 있으면
첫사랑이 이루어진다 하셨다.
세월은 먼 길을 돌아갔어도
지난날의 붉은 추억은 지워지지 않아
봉선화 한 송이 피는 날이면
그리운 얼굴들이 하나둘 돌아온다.
꽃씨가 톡 하고 터지는 순간
참아온 그리움도 함께 흩어져
어머니가 계신 옛집 뜨락으로
내 마음이 먼저 달려간다.
鳳仙花
李勝敏
甕置き場のそば 陽のよく当たる場所に
夏の日差しがひと握り舞い降りると
真昼の熱をかき集め
小さな花びらの一枚一枚に
みずからの命を満たしていった
細い腰をもう一度すっと伸ばし
何も言わずに花びらを開いてみせる
か弱く見えて ほんとうは芯の強い花
母は夕暮れの縁側に座り
花びらと葉を丁寧にすりつぶして
幼い妹の爪の上にのせ
心を込めて包んでくれたものだった
一晩かけて指先に染み込んだ花の色は
朝焼けのように赤く咲き
初雪が降る日まで残っていれば
初恋がかなうのだと母は言った
歳月は遠い道を巡っていったけれど
過ぎし日の赤い思い出は消えることなく
鳳仙花が一輪咲く日には
懐かしい人々の面影が一つ二つと帰ってくる
種がぱちんと弾ける瞬間
胸にしまっていた恋しさも一緒にこぼれ
母のいる懐かしい家の庭へ
私の心がひと足先に駆けてゆ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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