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사회 생활사·민간요법·자연재해 등 생생히 기록
용인시박물관, 총 5건의 도 지정 문화유산 보유

[로컬세계 = 김병민 기자] 경기 용인시는 용인시박물관 소장 유물인 ‘한병헌일록(韓秉憲日錄)’이 지난 9일 경기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고 11일 밝혔다.
한병헌일록은 18세기 조선 영조대에 용인 양지에 살던 남인계 유생 한병헌(1710∼1747)이 1732년부터 1740년까지 직접 쓴 일기 2권이다.
청주한씨 가문 출신인 한병헌은 조선 개국공신 서원부원군 한상경의 11대손으로, 1747년 진사시에 합격했으나 같은 해 3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역사적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은 아니지만, 일기에는 경기 남부 지역 남인계 유생을 중심으로 한 선비들의 생활상이 자세히 담겨 있어 학술적 가치가 크다.
내용에는 과거 준비 과정과 시험장 경험, 천연두·학질 등 전염병 치료와 민간요법, 가뭄 같은 자연재해, 상장례 기록, 환곡 운영 등 당시 지역 사회의 다양한 모습이 생생히 기록돼 있다. 또 한양 유람 등 개인적 경험도 포함돼 있다.

용인시박물관은 지난해부터 일기의 번역과 연구를 진행해 왔으며, 올해 1월 경기도에 문화유산 지정을 신청했다. 이후 두 차례 심의를 거쳐 이번에 최종 확정됐다.
이로써 용인시박물관은 ‘한병헌일록’을 비롯해 ▲부모은중경 ▲묘법연화경 ▲흥화학교 회계부 및 증서류 ▲포은선생문집 등 모두 5건의 경기도 문화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이상일 시장은 “이번 한병헌일록의 경기도 문화유산 지정은 과거 용인의 생활사와 문화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소중한 문화유산을 발굴·보존해 시민과 공유하고 학술적 연구와 교육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로컬세계 / 김병민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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