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형 일자리로 정책 무게 이동
편의점·카페·공동체사업단, 민관 협력 실험
[로컬세계 = 임종환 기자]노인 인구 증가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문제는 ‘얼마나 지원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지속하느냐’다.
초고령사회 진입은 노인 복지 정책 전반에 구조적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단기적 참여와 보조금에 의존해온 노인 일자리 정책 역시 예외가 아니다.
경기 고양특례시는 공익활동 중심의 노인 일자리에서 벗어나 수익을 창출하고 자립으로 이어지는 시장형 일자리로 정책의 방향을 틀었다.
지난해 고양시의 65세 이상 인구는 19만7000명, 전체 인구의 18.6%에 달했다. 베이비붐 세대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초고령사회 진입은 시간문제가 됐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5년 주민등록 인구통계에서도 국내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이미 21.21%로 나타났다.
이 같은 인구 구조 변화는 노인 일자리를 ‘복지 지출’로만 유지하기 어렵게 만든다. 참여 인원은 늘어나지만, 재정은 한계에 부딪힌다. 고양시는 이 지점에서 노인 일자리를 자립 기반이자 경제 주체로 전환하는 선택을 했다.
올해 운영 중인 노인 일자리는 총 9416개. 이 가운데 시장형 일자리는 906개로, 2022년 328명에서 3배 가까이 늘었다. 시장형 일자리는 수익이 발생할수록 참여 인원을 확대할 수 있는 구조다. 일자리가 비용이 아니라 재원이 되는 방식이다.
변화는 민간 협력 현장에서 먼저 나타났다. GS리테일과 함께 운영하는 ‘시니어 동행편의점’에서는 어르신들이 계산과 진열, 고객 응대 등 매장 운영 전반을 맡는다. 근로 조건은 일반 근로자 수준으로 맞췄다. 현재 3개 점포에서 운영 중이며, 올해 추가 개점이 이뤄지면 총 56명이 근무하게 된다. 매장 내 노인 생산품 판매와 생활 서비스까지 결합해 수익 구조를 다층화했다.
실버 카페 사업도 같은 맥락이다. 실무 중심 교육과 자격증 취득, 취업을 연계해 단기 일자리가 아닌 직무형 일자리로 설계했다. 현재 4개 매장에서 30명이 근무 중이며, 향후 지역 커뮤니티 기능까지 수행하는 공간으로 확장될 예정이다.
공동체사업단 역시 시장형 전환의 핵심 축이다. 해썹 인증을 받은 ‘행주농가’는 참기름과 들기름을 생산해 지난해 약 2억3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할머니와 재봉틀’ 사업단은 생활용품과 출산 축하 선물을 제작해 1억8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고령 인력의 숙련 기술이 경제 활동으로 재편된 사례다.
공공영역 일자리도 변화하고 있다. 학교와 병원에서 운영되던 공익형 일자리를 시장형으로 전환해 근무시간과 보수를 늘리고, 수요 기관이 비용 일부를 부담하는 구조로 바꿨다. 재정 부담은 줄이고, 일자리 확대는 가능해졌다.
노인 일자리는 ‘얼마나 늘릴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다. 초고령사회에서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들 수 있느냐의 문제다. 고양의 실험은 그 질문에 대한 하나의 현실적인 답변이다.
로컬세계 / 임종환 기자 lim46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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