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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지방보훈청 보상과 조진희 |
“값은 이미 69년 전에 지불하셨습니다.” 자비를 털어 이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놀랍고 감사한 일이었지만, 이미 8,90대의 노구가 되었어도 70여년 전의 전쟁을 잊지 않고 자부심을 표하시던 유엔군 참전용사들의 모습은 지금도 나의 마음에 남아 있다.
6.25 전쟁에 참전하여 젊음을 바쳤고, 이후 우리나라의 비약적 발전을 보며 자신과 동료들의 희생과 헌신이 헛되지 않았음에 만족하셨던 분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곧 다가올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식(Turn Toward Busan) 행사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자 한다.
6.25 전쟁 당시 유엔군의 참전은 유엔군의 이름으로 세계 분쟁 지역에 파병한 유일한 사례로, 유엔참전용사를 기리는 국제추모식은 2007년 최초 캐나다 참전용사 빈센트 커트니씨가 제안하여 ‘턴 투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었다.
11월 11일은 영연방 국가들의 현충일이자 미국 제대군인의 날로, 전세계의 참전용사들이 매년 11월 11일 11시 유엔군 전사자들이 안장된 유엔기념공원을 향해 1분간 추모묵념을 하며 유엔 참전용사들의 헌신을 함께 추모하고 기리는 행사가 유엔기념공원에서 시작된 것이다.
이후 정부주관 행사로 격상된 후 2020년 법정기념일로 지정되었고, 올해도 최초 행사명인 ‘Turn Toward Busan’을 슬로건 삼아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식이 거행된다.
추모식은 ‘부산을 향하여’ 1분간 묵념, 추모공연 등의 순서로 진행되며, 식후 유엔군 참전용사 유해 안장식도 거행된다.
문득 궁금해진다. 사랑하는 가족들을 떠나 자신이 지킨 나라에 묻히고자 하는 분들의 마음은 어떤 것일까. 그분들에게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평화는 어떤 의미일까.
이름도, 위치도 알지 못했던 작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유엔군의 이름으로 6.25 전쟁에 참전한 용사들은 전투지원국과 의료지원국을 합쳐 총 22개국 195만 7천여 명, 전사자는 3만7천여 명에 이른다.
11월 11일 11시, 1분간이라도 우리나라를 지켜주신 많은 분들에 대한 감사와 추모의 마음을 표해보는 것은 어떨까. 지금의 우리를 있게 한 국내·외 참전용사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 그리고 그분들의 희생과 공헌의 가치를 존중하고 미래세대와 함께 이어가는 것. 그것이 그분들이 지켜주신 나라에 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보답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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