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이란 사물의 가치를 변별하고 자기 행위에 대해 옳고 그름과 선과 악의 판단을 내리는 도덕적 의식을 말한다. 보통 한 사람의 됨됨이를 말할 때, ‘그 사람은 양심가다’ 또는 ‘저 사람은 양심도 없다’라는 표현을 한다.
선거 때마다 정치인들 사이에 ‘공정과 상식’이란 용어가 등장하고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말을 입이 닳도록 하고 있다. 이런 내용을 보면 우리 사회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대부분의 서민은 공정하고 상식적으로 살아가지 않으면 사회란 조직에서 살아갈 수가 없다는 말이 된다.
하지만 ‘공정과 상식’은 일반 서민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용어가 아닌가 싶다. 사회에서 정직하고 성실하게 법을 지켜야만 부담이 없고 편하게 살아가기 때문에 서민들에게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공정과 상식은 몸에 배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대부분 필자의 주변 사람은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온 이들로 분류된다. 특히 체육이란 분야의 직종은 더욱 그러하다.
지난해 11월 전 세계가 카타르 월드컵으로 들썩일 때 사단법인 한국환경체육청소년연맹(이하 연맹)과 사단법인 글로벌아리랑서포터즈(이하 서포터즈) 주최로 한 방송의 후원으로 카타르월드컵 응원단을 조직해 파견하기로 한 적이 있었다.
연맹은 수년 간 함께 해온 모 유럽 전문 여행사에 9박 11일간의 항공편과 응원석 축구 티켓 등 전 일정을 의뢰했다. 당시 그 여행사가 ‘축구 경기 약 5개월 전인 2022년 7월 어느 날 자정까지 비용이 입금되지 않으면 좌석을 보장할 수 없다’고 해서 급히 돈을 구하여 우리나라 예선 3경기 관람 티켓 비용 2천여만 원을 송금했다.
이후 FIFA와 카타르 한인회에게 문의한 결과 장당 9만 원의 티켓을 3배나 비싼 가격으로 여행사가 구입한 것이어서 환불을 요구한 바 있다.
이어 연맹과 응원단은 지난해 7월 말부터 지금까지 수십 차례 환불을 요구하며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지난해 10월에는 티켓을 처음으로 판매한 모 크루즈 대표와 모 여행사 대표에게 사실 확인 문서를 보냈기까지 했다.
시장 경제 유통에는 질서라는 것이 있다. 물건을 싸게 구입해 이득을 보는 것이 경제 논리라고 하지만 FIFA의 정가에 3배를 요구한 것은 음습한 암표 행위이다.
최근 모 크루즈 여행사에서는 ‘현재 환불은 불가하고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합의서 요구와 ‘위로금으로 300만 원 상당의 크루즈 이용 티켓으로 대신 한다’는 내용을 모 유럽전문여행사를 통해 전해왔다. ‘해당 크루즈 대표가 미국 시민권자이고 회사에서 법무팀이 대응하기 때문에 환불 받기가 어렵다’는 내용도 덧붙여 있었다.
'미국 시민권자이기 때문에 어렵다'는 이야기가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일인지,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분노하지 않을 수가 없다. 연맹과 서포터즈는 민‧형사상 법적으로 강력하게 대응하겠지만, 공정과 상식이 실종된 이들 두 여행사의 민낯이 부끄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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