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 |
사람이 태어나는 것 역시 자신의 선택이 아니고, 어리고 젊었을 때는 꿈도 많고 먹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도 많아 인생 자체가 끈적거림의 연속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이를 먹으면 건강도, 의욕도 점점 퇴색되어 존재감을 잃다가 어느 날인가 무대에서 조용히 사라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유독 안 그런 세계가 있다.
정치인이라는 집단이 모인 곳을 보면 그야말로 죽기 살기다. 더더욱 요즈음 우리 대한민국의 정치판을 들여다보고 있자면 살벌하기조차 하다. 뉴스를 보기조차 겁이 날 정도다. 물론 정치라는 것이 권력을 잡아야 살고, 국회의원 배지를 달아야 빛을 본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내가 살기 위해서 너를 뭉개버리겠다고 몸부림치는 모습이 보이는 요즈음의 작태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진보와 보수의 노선도 별로 구분이 안 되고 정책을 통해서 유권자들의 아픔을 해결해주려는 의지도 크게 보이지 않던 대한민국의 정치가, 어제까지 한솥밥 먹던 이들끼리도 선 하나로 경계선을 긋고, 양쪽에 선 이들이 서로 죽기 살기로 깎아내리면서 유권자들의 ‘표’만 보고 달리는 것 같아 불안하기만 하다.
언제 신발 바닥에서 떨어져 나갈지 모르는 게 인생이듯이 정치 생명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이 시점에서 한 번쯤은 숨 고르기도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총선이 코 앞이다 보니 정치하는 사람들은 숨도 쉴 시간이 없겠지만, ‘표’만 보고 폭풍처럼 달리다가 잘못되면 그때는 무조건 내 탓이 아니라 네 탓이라고 하면서 서로에게 손가락질하며 싸우는 꼴이 눈에 보이는 것 같아서다. 그들은 그렇게 하는 것이 자신들의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백성들 보기에는 차라리 안타까워서 한마디 하는 거다.
이 시점에서 숨 한 번 고르면서 정말 내가 백성들을 위해서 바른길을 가는 것인지 스스로 물어볼 필요도 있을 것 같아서 한 소리지만, 어쩌면 이 말을 하는 내가 그들에게는 정신없이 헛소리하는 것으로 비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공연히 꺼낸 말 같기도 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 하나는, 백성들은 항상 다가오는 선거가 축제처럼 아름답고, 행복까지는 아니더라도 지금의 아픔을 벗어날 수 있는 정책이 단 하나라도 나와 주기를 바란다. 그런데 아직 한 번도 그런 분위기를 느껴보지 못한 것은 물론 선거 후유증으로 오는 추하고 부끄러운 모습을 보고 겪으면서 살아온 아쉬움을 삼키며 지금도 살고 있다는 것이다.
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칼럼니스트/영토론 강사
[저작권자ⓒ 로컬(LOCAL)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